일상-단순하게 살자

1박 2일 경주 여행 2022.10.03 - 10.04 (2) 여행 첫째날

꿀짱이 2022. 11. 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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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부터 비가 쏟아져서 걱정되던 여행길.

 

8시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기 위해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섰다.

길찾기를 해보니 집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해서 여유있게 나선 거다.

그런데 1시간 밖에 안 걸림.

너무 여유있게 도착해버렸다.

덕분에 서울역에서 아침밥도 사먹고 느긋하게 기다리다 기차를 탔다.

그 이른 시간에 식사가 되는 식당이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듯.

 

내 생애 두 번째로 타보는 KTX. ㅋ

봄에 대전 갔을 때는 KTX나 새마을이나 뭔 차이가 있나 싶었는데 조금 멀리 가니까 차이가 느껴진다.

경주를 2시간 10분 만에 가다니.

역방향 좌석에 앉아 가는 거지만 2시간만에 가니까 견딜만했다.

책 읽다가, 졸다가, 하다보니 금세 도착한 경주.

다행히 경주에서는 흐리기만 하고 비는 쏟아지지 않았다.

 

 

신경주역은 처음 와 본다.

아, 나...

여행 좀 많이 다녀야겠다.

 

신경주역사를 뒤로하고 앞을 보니 버스 두 대가 서있는 게 보인다.

시티투어 사이트에도 탑승 장소가 안내되어 있지만 투어 전에 해설사님이 버스 번호랑 타는 곳을 문자로도 보내주심.

어렵지 않게 버스를 찾아 탔다.

45인승 버스가 꽉 찼다.

세계문화유산투어라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도 여럿 보인다.

 

버스에 오르니 해설사님이 돌아다니며 입장료를 걷고, 투어가 끝난 후 버스에서 내릴 장소도 하나하나 확인해 기록해 놓는다.

버스 출발 후 해설사님이 얘기를 시작하는데, 경주시티투어 버스는 거의 늘 만석이란다.

전날인 10월 2일은 마침 연휴 기간이기도 해서 관광지 인파가 어마어마했단다.

대릉원쪽은 길도 무지 막혀서 차가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예전에 수원시티투어를 예약했을 때는 예약자가 나밖에 없다고 투어가 취소됐었는데. ㅎ

심지어 내가 예약한 날은 일요일이었는데도.

경주는 정말 여행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가 보다.

벚꽃철에는 아예 갈 생각을 말아야겠다.

 

해설사님 얘기를 재밌게 들으며 가다보니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1. 태종 무열왕릉

 

 

경주 세계문화유산투어의 첫 목적지인 태종 무열왕릉.

경주에 있는 수많은 고분은 대부분 그 주인을 모르는데 무열왕릉에서는 비석이 발견되어 그 주인을 확실히 알 수 있단다.

 

 

비석 몸체는 없고 거북이 받침이랑 머릿돌만 있는데 머릿돌에 '태종무열대왕지비'라고 새겨져 있단다.

비석이 어쩌다 훼손됐는지 해설사님이 설명해줬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자연 재해였던가. ^^;

어쨌든 그래서 비석 몸체가 없어졌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 아들이 머릿돌에 '이거 울 아버지 무덤'이라고 표시한 거라고.

그런데 그렇게 안타까웠으면 비석을 새로 만들어 제대로 세웠을 법도 한데 말이지.

왕인 아들이 그정도 능력도 없진 않았을 텐데 머릿돌에다가 달랑 글자 몇 개 새기고 말았다니.

성의가 없어.

아버지랑 사이가 별로 안 좋았나.

 

 

무열왕릉비의 앞뒤 모습.

거북이 입의 붉은 색은 돌 자체의 원래 색이 저렇단다.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느라 붉어진 얼굴을 표현하는 거랬던가.

색이 저런 돌을 찾기도 쉽지 않았겠다.

 

 

한바퀴 돌며 들여다보다가 거북이 뒤통수가 이뻐서 찍어본 사진.

 

무열왕릉 뒤로도 고분이 몇 개 더 있지만 고분이라면 경주에 있는 동안 실컷 보게 될 테니 굳이 안 봐도 된다고...

누가? 해설사님이. ㅋㅋ

단체로 움직이는 투어이다 보니 자세히 보는 건 나중에 개인적으로 여행 와서 보기로 하고 무열왕릉만 보고 사진 한 장 찍고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바로 버스에 올랐다.

사람이 많다보니 사람이 없을 때를 기다려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은 그래도 사람이 적은 편이었다 하니 더 많을 때는 도대체 어떤 상황일지... 짐작은 된다.

 

 

2. 대릉원(천마총)

 

 

그렇게 휘리릭~ 무열왕릉을 보고 향한 대릉원.

이번 여행에서 제일 보고 싶었던 곳이다.

 

 

몰랐는데 쪽샘 유적발굴관이 바로 옆에 있다.

여기도 엄청 가보고 싶은데 자유 여행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에~ 이러고 패스.

 

 

버스에서 내려 대릉원 후문으로 입장한 후 모인 곳.

황남대총 포토존.

고분 주인이 누군지 모르고 황남동에 있는 큰 무덤이라서 황남대총. ㅋ

대릉원에서 가장 큰 고분이지만 이건 부부 무덤.

단일 무덤으로 가장 큰 것은 봉황대이다.

아쉽게도 시티투어로 볼 수 있는 것은 이 황남대총과 천마총뿐.

다음 기회에 볼 것들이 많다.

 

 

황남대총 바로 옆에 있는 천마총.

여기서 실제 발굴된 유물들은 박물관에 있고 현재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것들은 다 모조품.

연휴 마지막날이긴 하지만 역시 휴일이어서 사람이 엄청 많았다.

 

 

꼬불꼬불 줄서서 몰려드는 사람들 틈에서 잽싸게 찍은 사진.

자잘한 돌들 쌓아놓은 것 좀봐.

품이 진짜 많이 들었겠다.

발굴 당시 모습을 재현해 놓은 거겠지?

신기.

조선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니까.

 

 

맞은편에서 찍은 사진.

천마도가 저렇게 놓여 있었나보다.

 

정말 삼국시대 일상 생활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하다.

고대사 기록이 남아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유물 같은 걸로 짐작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말 아쉽다.

 

유리잔, 유리 구슬, 말장식 등 전시되어 있는 유물이 좀 있었는데 역시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충대충 보며 사람에 밀려 나왔다.

휴...

 

 

대릉원의 유명한 포토존.

빗방울도 조금씩 날리고 사람도 많고 버스 탑승 시간은 다가오고.

줄 서서 사진 찍을 엄두는 못 내고 지나치면서 한 장 찍어봤다.

 

 

3. 분황사

 

 

아쉬운 마음으로 바삐 버스에 올라타 다음으로 간 곳은 분황사.

정말...

교과서에서나 보고 말로만 듣던 유명한 유적지가 고만고만한 거리에 모여 있다니.

보면서도 실감이 안 남.

 

 

이날 이곳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지 간이 의자가 쫙 깔려있고 소리, 연주 연습하는 소리가 엄청 컸다.

관광객에 행사 인원에 북적북적.

역시나 빠르게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나왔다.

 

 

분황사를 둘러보고 나오니 바로 옆이 황룡사지다.

꽃이 가득 피어 있는 굉장히 너른 벌판.

해설사님 얘기가 경주에서 꽃이 잔뜩 핀 빈 벌판이 보이면 그 아래에 중요한 유적이 있구나~ 생각하면 된다고.

황룡사지는 정말 허허벌판이어서 눈으로만 한 번 스윽– 스캔하고 이쁜 꽃밭 사진 한 장 찍고 버스로 돌아왔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에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상 불가.

이것 또한 다음 기회에... ㅠㅠ

 

 

4. 석굴암

 

 

무열왕릉부터 분황사까지, 경주시티투어 세계문화유산 코스 중에서 3코스를 오전 중에 다 돌아봤다.

분황사에서 버스를 타고 불국사 아래쪽 주차장에 도착해 각자 점심을 먹은 후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로 석굴암 주차장까지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태풍 힌남노 때문에 얼마전까지만 해도 석굴암 올라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고 했다.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걸어올라가는 길은 여전히 막혀 있다고.

 

 

주차장에서 산길을 또 한참 걸어 들어가 도착한 석굴암.

초딩 꼬마일 때 와보고 몇 십 년만에 처음 오는 석굴암이다.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다.

이런 전각의 모습은 전혀 기억에 안 남아있음.

 

 

관광객이 많아서 사람이 없는 사진을 찍기는 거의 불가능.

나도 누군가의 사진에 저렇게 찍혀 있겠지.

 

석굴암 내부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아쉽다.

일제 시대에 일본놈들에게 발견되지 않고 숨겨져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그렇게까지 훼손되지 않고 옛모습을 간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저 전각도 없애고 원래의 석굴암 모습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5. 불국사

 

 

석굴암까지 둘러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불국사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바깥을 내다보니 태풍 힌남노 때문에 산이 여기저기 상해 있었다.

석굴암이나 불국사는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아서 다행.

다른 유적지는 피해를 입은 곳이 없는지 모르겠다.

 

 

불국사하면 떠오르는 이 돌계단.

기억은 안 나지만 세 살쯤 됐을 무렵 이 돌계단에 앉아 찍은 사진이 있다.

지금은 올라가지 못하게 되어 있다.

 

 

돌계단으로 올라갈 수 없으니 옆길로 들어간다.

돌벽이 이쁘다.

 

 

석가탑과 다보탑이야 워낙 유명하고.

 

 

나는 복돼지가 더 궁금했다.

극락전 현판 뒤에 숨어 있는 복돼지.

누가, 왜 만들어 놨을까?

 

 

극락전 앞마당에 만들어놓은 복돼지는 사람들이 하도 쓰다듬어서 등이 반질반질하다.

언제부터 복돼지가 있었는지 궁금.

그러고보니 돼지가 웃고 있네. ^^

 

 

오후에는 석굴암과 불국사만 둘러봤는데 5시가 다 됐다.

하루가 진짜 빨리 지나갔다.

불국사에서 다시 버스에 오르니 경주 시내로 돌아가면서 각자 숙소 근처에 내려준다.

 

 

화창하고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아침처럼 비가 막 쏟아지지도 않아서 다행이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 좋은 날.

경주 여행의 첫날, 시티투어로 편하게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고 숙소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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