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메추리

콩이 취향 파악 중

꿀짱이 2022. 10. 1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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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와 함께 생활한 지 어느새 한 달이 넘었다.

올봄에 태어났다니, 성조가 되고도 몇 달이 지나서 우리 집에 와서 그런지 여전히 사람에게 낯을 가린다.

가만히 있으면 가까이 오긴 하지만 내가 가까이 가려는 낌새만 보여도 삑삑 거리며 도망갈 길을 찾느라 난리법석이다.

그래도 간식은 손에서 잘 받아먹는 녀석.

그런데 간식 취향이 다른 녀석들과 조금 다르다.

 

두부를 안 먹는 건 이미 알았고.

밀렛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안 먹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다른 녀석들은 밀렛을 주면 정말 환장해서 싸워가며 먹어댔다.

다른 간식은 시큰둥하니 별로 안 먹고 사료와 알곡만 잘 먹는 알콩이도 밀렛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입에 물고 쪼쪼 몇 번 하다가 지가 다 먹어 버림. ㅋㅋㅋ

암컷들에 치여서 몇 입 못 먹으면 성질내며 암컷들을 막 쪼아대기도 했다.

그래서 먹다가 나한테 혼나기도 많이 혼났더랬지.

나중에는 양손으로 줬다.

한 손에 한 녀석씩, 싸우지 말고 먹으라고.

 

그런데 콩이는 밀렛을 보면 신나게 달려오다가도 멈칫.

몇 입 먹어보고 안 먹는다.

그래서 요즘에 밀렛은 거의 알콩이 차지다.

밀웜 먹을 때와는 아주 다른 반응.

다른 애들도 밀웜을 엄청, 밀렛보다도 훨씬 좋아하기는 하지만 콩이는 먹는 속도부터 차원이 다르다.

 

 

콩이의 밀웜 먹방.

6마리를 줬는데 5초 만에 다 먹은 것 같다.

알콩이가 입에 물고 쪼쪼할 틈도 없이 콩이가 순식간에 해치워버림.

 

달콩이와 먹을 때는 그래도 알콩이가 한 마리 정도 꿀꺽할 여유가 있었는데 콩이는 그럴 틈 따위 주지 않는다.

순식간에 없어져 버려서 가끔 알콩이가 어리둥절해 하기도. 

'벌레가 다 어디 갔지?' 하는 표정.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콩이는 밀웜을 먹을 때 패대기를 안 친다.

다른 애들은 패대기쳐대고 부리로 씹어가며 밀웜 고기를 다지느라 다 먹으려면 몇 분씩 걸리는데 콩이는 그냥 꿀꺽꿀꺽 삼켜버림.

그래서 순삭—

 

 

콩이는 물그릇에 들어가는 걸 좋아해서 물이 금방 더러워진다.

사료도 일주일에 한 번 교체하던 것을 두 번 교체하는데, 이제는 물도 하루에 한 번 바꿔주던 것을 두 번, 어떤 때에는 세 번씩 바꿔준다.

콩이가 물그릇에 들어가 발을 담그고 물을 먹고, 나와서 젖은 발로 파헤친 사료를 밟고 다니고, 사료가 덕지덕지 붙은 발로 또 물그릇에 들어가고... ㅠㅠ

그래서 바닥에 콩이 발자국도 많이 찍힌다. ㅋ~

 

그리고 콩이는 습식 사료를 좋아한다.

알콩이와 달콩이가 어릴 때 먹는 양이 적고, 알콩이는 장염까지 심하게 앓았더래서 사료를 물에 살짝 적셔 습식으로 준 적이 있었다.

아픈 병아리들이나 약추들에게 그렇게 먹이면 잘 먹는다고 해서.

그런데 알콩달콩이는 습식으로 줘도 사료를 잘 먹지 않았다.

사료 문제인가 싶어 생충소 사료로 바꿔줘도 별 차이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원래 입이 짧은 애들인 듯.

 

하루는 콩이가 물그릇에서 파박– 뛰어나오다 물이 많이 튀었는데 그 때문에 바닥에 있던 사료가 젖었다.

그러려니 하고 일을 하는데, 어느 순간 콕콕콕콕~~ 아주 열심히 사료를 쪼아 먹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쳐다보니 콩이가 물에 젖은 사료를 아주 정신 없이 쪼아 먹고 있었다.

 

 

지금 보니 꼭 누가 일부러 준 것처럼 물그릇 옆에 사료 한 줌이 저렇게 있었네.

 

 

어찌나 열심히 먹고 있는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움찔하고 피하는 녀석이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쳐다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먹기만 한다.

 

 

깨끗이 먹어치웠음. ㅋ~

너무 맛있게 잘 먹길래 진짜 일부러 바닥에 흩어진 사료를 쓸어모아 물에 살짝 적셔줘 봤다.

 

 

내가 밥그릇에 다가가자 부리나케 도망갔던 녀석이 물을 한 스푼 떨어드리는 걸 보자마자 정신없이 달려와서 아직 촉촉해지지도 않은 사료를 먹겠다고 야단이다.

먹을 거 앞에서는 두려움을 모르는~ ㅋㅋㅋㅋㅋㅋ

 

저렇게 해서 바닥에 흩뜨려놨던 사료를 말끔히 먹어치웠다는~ ㅋ

매일 주면 질릴 수도 있으니까 일주일에 한 두번 습식으로 만들어줘야겠다.

사료 바꿔주기 전날에 저렇게 해주면 사료도 깨끗이 먹어치우고 괜찮을 것 같음.

 

어쨌거나 콩이 녀석이 먹성이 아주 좋아서 그런지 한 달 전보다 많이 컸다.

 

 

열심히 먹고있는 콩이.

토실토실해 보인다.

알콩이는 요즘 털갈이 중이라 조금 푸석푸석... ㅠㅠ

 

 

그래, 알콩이도 많이 먹자~

털갈이하려면 영양 보충도 좀 해야 할 텐데 밀웜을 다 콩이에게 뺏겨서 어쩐다냐...

 

 

휴식 시간~

둘이 꼭 붙어 앉아있는데 어느새 몸집이 비슷해진 둘.

 

 

한 달 전 둘의 모습을 다시 찾아봤다.

이때는 콩이가 너무 작아서 아기 같았는데...

콩이가 정말 한 달만에 폭풍 성장했구나~

 

그래그래~

미니 메추리 암컷의 미덕은 토실토실함, 포동포동함이라고들 하지.

지금처럼만 잘 먹고 잘 싸고, 둘이 사이좋게 건강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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