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단순하게 살자

비우기 네 번째

꿀짱이 2021. 4. 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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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줄이기로 마음 먹고 탄력 받아서 책을 상자째 팔고 덩치 큰 자전거도 비웠는데 잠시 정체기가 왔다.

(얼마나 비웠다고 벌써... ㅠㅠ)

책에서 자꾸 막히는 것 같다.

가장 많은 짐이 책인데 안 읽고 모셔둔 책이 많다보니 한 번은 읽어야지, 하는 생각에 비워지지가 않는다.

 

일주일 전에 자전거를 비운 후, 추가로 비운 물건은 입을 때마다 불편해서 짜증나던 티셔츠 한 벌과 CD로 구워놨던 오디오북.

 

Audible에서 다운받은 오디오북인데 아날로그형 인간이다보니 디지털 파일 형태로만 갖고있는 게 왜 그리 못미덥던지.

CD 수십 개를 구웠더랬다.

물리적 형태로 갖고 있어야 진짜 내 것인 것 같아서 CD에 있는 사진을 굳이 출력해서 앨범 권수를 늘린 적도 있었더랬지.

나란 인간...

좀더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도록 노력해보자.

 

오디오북도 Audible 앱에서 언제든 들을 수 있으니 CD를 끼고 있을 이유가 없다.

보관함과 함께 비우기로 결정.

 

보관함은 플라스틱이라 분리배출했는데, CD나 DVD는 분리배출 대상이 아니더라.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재활용도 안 되고 공간을 잡아먹는 CD.

갖고 있는 뮤지컬 OST들도 USB에 담고 CD를 비우는 걸 고려해봐야겠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되면 그다음엔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나도 그렇고),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은 비우기이고 비우기는 제로웨이스트에 완전히 반대되는 거라 불편한 마음도 생긴다.

심플하게 살겠다고, 물건을 비운다고 이렇게 쓰레기를 많이 배출해도 괜찮은걸까? 결국 쓰레기가 될 물건들을 왜 그렇게 이고지고 살았을까? 공간만 차지하고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왜 이렇게 끌어안고 살고 있을까? 그걸 알면서도 왜 쉽게 놓아버리지 못하는 걸까?

에휴......

 

일단은 쓰레기가 많이 나와도 어쩔 수 없다. 정리하려면 비워야하니까.

 

앞으로는 뭔가를 살 때 굉장히 신중히 생각해야겠다.

돈 주고 산 물건이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물건인지, 사지 않고 내게 있는 것을 활용할 방법은 없는지 먼저 고민해봐야지.

충동구매 금지.

충동적으로 산 물건들은 결국 욕구템일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다음번 비우기 대상.

 

겨울에 방이 너무 건조해서 일하는 책상에 두고 쓰려고 샀는데 가습 효과가 거의 없다.

책상 위 정도는 커버하겠지 생각했는데 그걸 못한다. 쳇...

건조해서 딱딱해진 스칸디아 모스를 가습기 바로 앞에 둬봤는데 딱딱한 상태 그대로다. 허~

무드등으로밖에 쓸모가 없다. 그리고 난 무드등이 필요없다.

제품이 너무 멀쩡하고 필터도 추가로 구매해놔서 쓰레기로 버리기도 좀 그렇고, 성능이 구리다보니 중고로 팔기도 좀 그렇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중고매물로 올려보기는 했는데 일주일째 아무도 관심 없음.

당연하겠지...

팔려도 내가 미안할 것 같아......

 

소형 가전은 다섯 개 이상이어야 무료수거가 가능하던데 버릴 소형 가전이 그렇게나 많지도 않고 결국 스티커 붙여서 버려야 하나,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 중.

애물단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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