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1
알콩이와 콩이는 좀처럼 나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특히 콩이는 성조가 될 때까지 사람 손을 타지 않고 케이지 안에서 큰 녀석이라 나를 보면 도망부터 가기 바쁘다.
그런데,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어느 날.
발 옆에서 녀석들의 온기와 깃털이 느껴졌다.
와~
어쩐 일로 콩이 녀석이 이만큼 가까이 왔다.
나에게 닿는 걸 엄청 경계해서 간식을 먹을 때조차 손 위로 올라오지도 않는 녀석인데.
뭐, 나에게 가까이 왔다기보다 슬리퍼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긴 하지만. ㅋ
알을 낳을 때가 다 되어서 알 낳을 자리를 찾는 모양인지 슬리퍼를 열심히 부리로 긁어가며 다듬는 중.
알콩이는 옆에서 보디가드 하고 있다가 갑자기 궁뎅이를 뒤로 쭉 빼길래 슬리퍼에 응가하는 줄 알고 깜놀.
다행히 응가는 안 했음. 휴우....
발가락 끝에 느껴지는 콩이 녀석의 따뜻한 체온과 간질간질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움직이지 않으려고 조심조심하며 몰래 사진 찍느라 힘들었다. ㅋ~
그러고 나서 며칠 후.
벗어놓았던 슬리퍼를 찾아 신으려는데 또 콩이가 열심히 다듬고 있다.
흠... 콩이가 슬리퍼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음.
그런데, 가만 보니까 뭔가 좀 이상하다.
헐~
부리로 얼마나 긁어댔는지 다 헤졌다.
뒤꿈치 부분이 조금 낡긴 했지만 구멍이 뚫리지는 않았었는데 ㅜㅜ
천을 다 뚫어놓고 속의 스펀지를 뜯어먹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얼른 빼앗아 옴. ㅠㅠ
진짜....
아무 거나 다 먹으려 하고.
먹보 콩이 같으니.
강아지도 아니고, 미니 메추리가 슬리퍼를 뜯어 놓다니, 참나...
말썽 2
하루에 수십 개씩 응가를 하는 미니 메추리들.
집에 있으면 수시로 미니 메추리 녀석들을 쫓아다니며 응가를 치운다.
일을 하다가도, 한 시간에 10분씩 휴식~이 아니라 응가 치우기~ ㅎ
응가는 당연히 해야 하니까, 치우는 일이 번거롭기는 해도 말썽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집 미니 메추리 녀석들은 응가를 먹어서 문제 ㅠㅠ
어느 날 응가를 치우려고 하는데 벽에 떡 하니 붙어 있는 응가 덩어리... ㅠㅠ
아무리 봐도 응가가 붙어있는 위치가 녀석들 궁뎅이보다 한참 높다.
궁금해서 자를 대고 높이를 재어봤다. 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위에 붙은 건 하트 모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녀석들 궁뎅이 높이는 잘해야 4-5cm?
그나마 응가할 때는 궁뎅이를 뒤로 쭉 빼면서 아래로 낮추니까 1-2cm 정도?
이건 벽에 대고 응가를 한 것이 아니라 바닥에 싸놓고 먹으려고 부리로 콕콕 찍어 쪼개다가 벽에 튄 것이 분명함.
이래놓고 어디로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는 녀석들.
으.... 이 말썽쟁이들을 진짜.... ㅜㅜ
미니 메추리 녀석들의 침실로 가봤다.
허허................
어머, 이건 찍어야 해~ 이러면서 절로 휴대폰을 찾게 만드는 비주얼~ ㅎ
반나절동안 안 들여다봤을 뿐인데 응가를 이렇게 흩뿌려 놨구나.
그래도 목욕까지 하지 않은 게 어디냐며 휴지를 챙겨 들고 열심히 응가를 치웠다는...
저기에 모래까지 털어놨더라면, 어휴...
알콩콩~~
응가하고 모래목욕은 꼭 필요한 일이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제발 응가 좀 안 먹으면 안 되겠냐, 이놈들아—
내가 굶기는 것도 아니고 사료에, 알곡에, 매일매일 간식까지 챙겨주는데 왜 응가를 주워 먹고 다니냐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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