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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3

산책 일기 - 2021. 06. 02

햇볕도 제법 따갑고 무척 더운 날이었다. 보통 소화도 시킬켬 점심을 먹고 나서 산에 가는데 그 시간에 가면 좋은 점 또 하나는 오전 시간보다 사람이 적다는 거다. 이 날은 더워서 그런지 평소보다 사람이 더 적다는 느낌. 한적한 산길에 나무 그늘 사이로 밝은 햇볕이 비쳐드는 데 괜시리 마음이 좋아져서 카메라를 켰다.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까치 한 마리가 깡총거리며 뛰어간다. 숨은 그림 찾기~ 까치가 어디 있을까요? ^^ 십 분 넘게 걷는 동안 정말 아무하고도 안 마주쳤다. 와~ 산을 독차지한 기분. 사람은 안 보이고 열심히 꼬물거리며 길을 가로지르는 벌레 한 마리랑 마주쳤다. 하마터면 밟을 뻔했다.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시는지 ㅎ 벌레를 지나치고도 얼마 동안은 마주 오는 사람도 없었으니 녀석도 밟히거나 하..

산책 일기 - 2021. 05. 14~2021. 05. 26

5월 14일 4월 한 달만 땅콩이에게 가고 그 다음부턴 안 가야지 했는데 산에 가게 되면 자꾸 발길이 땅콩이쪽으로 간다. 가봐야 바로 돌아나오는데 눈에 한 번 담지 않으면 궁금하다. 심어준 들꽃은 다 지고 이파리 몇 개만 남아 있는데, 한쪽 옆으로 뭔지 모를 새싹이 돋아나왔다. 자리를 옮겨 심은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나오는 녀석이니 튼튼하게 자라겠지? 뭘까 궁금하다. 5월 18일에 찍은 새싹. 14일에 찍은 것보다 좀 멀리서 찍어서 작아 보이는데, 처음 나왔던 잎은 더 자랐고 그 가운데로 아주 작은 잎 한 쌍이 또 나왔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은 것이 들꽃은 아닌 것도 같고. 설마 나무는 아니겠지 ^^; 사실, 요 작은 새싹 녀석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생겨 산에 다니면서 맘 먹고 사..

산책 일기 - 2021. 04. 17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이 있지. 지난 몇 년, 4월만 되면 이 말을 떠올리게 됐다. 재작년에는 아빠가 돌아가셨다.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2019년 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 작년 4월에는 엄마가 맹장 수술을 받으셨다. 코로나 때문에 난리가 났던 때라 처음 간 병원에서는 의사를 보기는 커녕 응급실 문턱도 못 넘어보고 돌아서야했다. 두 번째로 간 병원에서는 건물 밖 임시 진료소에서 흉부 엑스레이 찍고 열 있는지 확인하고서도 한 시간 넘게 대기하다가 겨우 응급실로 들어갔다. 응급실에서도 복부 엑스레이 찍고는 무한정 대기. 결국 8시간 넘게 기다리기만 하다, 응급이 아니라 자기네 병원서 당장 수술하기 힘들다며 다른 병원 가라고 해서 자정 무렵 세 번째 병원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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