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메추리

미니 메추리와 책장

꿀짱이 2021. 12. 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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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소파를 비웠다.

아무도 앉지 않는 소파.

없애고 싶은 생각이 든 지 꽤 됐지만 엄마가 반대하셔서 비우지 못했던 덩치 큰 가구.

그런데 어느 날인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엄마가 소파를 없애겠다고 하셔서 비우게 됐다.

더울 때였으니 벌써 반년쯤 됐나 보다.

그리고 문간방에 있던 책장을 옮겨 소파가 있던 자리에 뒀다.

문간방은 안 그래도 좁은데 사방 벽에 책장과 서랍장, 행거가 꽉 들어차서 어둡고 답답했었다.

그런 방에서 다리도 못 펴고 쪼그려 자던 때가 있었지...

소파를 없애고 책장을 거실로 빼니 거실도 넓어지고 방도 한결 시원해졌다.

 

 

그런데 방에 있던 책장을 거실로 옮겨두고 나서야 미니 메추리에 생각이 미쳤다.

거실은 녀석들이 돌아다니는 영역이기도 한데 책장을 둬버렸으니 어쩐다.

녀석들은 응가할 자리를 안 가리는데...

 

 

책장에 올라가 돌아다니는 알콩달콩.

처음에는 못 보던 물건이 생겨 궁금했나 보다.

고개를 쭈~욱 빼고 기웃기웃하더니 슬쩍 올라갔다가 후다닥 도망쳐 내려오곤 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훌쩍 올라가 책도 슬쩍 쪼아보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런다.

마치 책 구경이라도 하는 것처럼. ㅋ

특히 알콩이는 저 빈 공간이 마음에 드는지 자주 들어가 앉아 있는다.

작은 이불이라도 하나 깔아줄까...

 

 

미메들이 올라가지 못 하게 아래 칸에 낮은 울타리 같은 걸 쳐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러면 내가 책장을 쓰기 불편해지니까 그냥 두기로 했다.

대신 아끼는 책들은 위로 올리고 좀 오래돼고 낡은 책들을 골라 제일 아래칸에 뒀다.

 

다행인 건 녀석들이 책을 뜯지도 않고 아직까지는 책장에서 응가를 한 적도 없다.

땅콩이처럼 책 모서리 종이를 뜯어먹으려 하진 않는다.

앞으로도 쭉 그렇게 해주기를...

제발 책에는 응가를 묻히지 말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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