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을 키우기 시작한 지 만 5개월을 채우고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별콩이도 이번 주말이면 우리 집에 온 지 만 5개월을 꽉 채운다.
숫자로 따져보니 벌써 6개월째인가 싶기도 하고, 아니 아직 그렇게 밖에 안 됐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어느샌가 곁에 있는 게 익숙한 것이 새삼스러워 예전 사진들을 뒤적여봤다.
우리 집에 알콩달콩이 처음 온 날. 6월 20일.
지금은 거실 놀이방 물그릇으로 쓰는 밥그릇에 쏙 들어갈만큼 조그마했던 알콩달콩.
진짜 엄지손가락만했었는데~ ㅋ
알콩달콩이 새식구가 되고 15일째, 별콩이가 이사왔다.
알콩달콩이가 거실로 놀러 나간 사이 집으로 숨어 들어가 낯선 사람(나, ㅋ~) 경계 중.
별콩이는 많이 자란 상태에서 우리 집에 와 처음에는 나를 아주 많이 무서워했고 경계도 엄청 심했다.
그래도 알콩달콩이하고는 두 시간도 안 돼서 잘 어울려서 마음이 놓였다.
합사가 어려울까봐 걱정했었는데.
첫날부터 알콩이랑 눈이 맞았었네. ㅋㅋㅋ
좀 까탈스럽게 굴던 달콩이한테도 먼저 다가가서 친한척 하기~ ㅋㅋ
그러고보니 알콩이는 처음부터 별콩이를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달콩이는 별콩이가 이사온 날 간식 먹을 때 별콩이를 쪼아서 쫓아버렸는데 알콩이는 첫날부터 별콩이에게 먼저 다가가 나란히 붙어 앉아있곤 했더랬다.
이때부터 신부감으로 점찍어 놓았던 게야. ㅋ~
그리고 녀석들과 함께 지낸 지 한 달 되었을 때. 7월 20일.
너와 나의 거리, 딱 이만큼. ㅋㅋㅋ
내가 움직여도 화들짝 놀라 버둥대지도 않고 내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먼저 다가오기도 하지만, 딱 이만큼.
절대 내 몸에 닿지는 않았다.
별콩이 이사온 날 사진처럼, 더 어릴 때는 오히려 내 다리에 붙어 앉기도 했는데 그건 깃털이 다 자라기 전에 따뜻함을 찾아 그랬던 것 같다.
깃털이 다 나오고 나니 거리를 둔다.
다들 타고난 손추리인 줄 알았는데 좀 서운해졌음.
손으로 간식을 줄 때만 손에 올라옴. ㅎ
두 달 무렵. 8월 22일.
여전히 한 뼘 정도 떨어진 거리.
내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먼저 다가와 곁에 자리를 잡기는 하는데 손을 내밀면 훌쩍 도망가 버림.
석 달 무렵. 9월 중순.
드디어 거리가 좁혀졌다!~
달콩이가 원래 다른 녀석들보다 더 사람을 겁내지 않는 성격이기는 하다.
내가 옆을 지나가면 다른 녀석들은 후다닥 뒤로 물러서 거리를 벌리는데 달콩이는 태연하게 저 하던 일 하고, 가던 길 간다.
그래도 여전히 내 몸에 직접 닿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책상에 앉아있는데 발가락이 따뜻해져왔다.
날이 선선해지면서 녀석들이 잘 노는 책상 아래, 내 발치에 이불을 깔아줬는데 달콩이가 내 발에 몸을 붙이고 앉았다~ ㅠㅠ
드디어 나에게 완전히 맘을 연 것인가 싶어 감동의 눈물 ㅠㅠ
이때만 해도 달콩이와 사이가 더 좋았던 알콩이가 달콩이에게 붙고 그 옆에 또 별콩이가 붙고~
까꿍~
어느날인가는 알콩이가 요렇게 바짓단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하지만 여전히 내 손은 거부.
내가 가만히 있어야 다가온다.
안고 싶어서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훌쩍 물러나 피해버림.
그렇게 넉 달이 지나고, 11월 초.
녀석들이 내게 다가오는데 거리낌이 없어진다 싶었는데 어느날부터 알콩이가 내 다리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홍삼으로 보양하기 전, 동석이 시절 알콩.
내가 바닥에 앉아있으면 폴짝 뛰어서 내 다리 위로 올라와 앉아있곤 했다.
추위를 제일 많이 타던 녀석이라 찬 바닥이 싫어 올라온 듯.
땅콩이와 달리 알콩달콩별콩은 양말 신은 발을 좋아해서 발등으로 올라오기도.
땅콩이는 양말만 신으면 화내며 공격해댔는데...
그리고 5개월이 지난 요즘에는...
내가 손을 내밀어도 도망가지 않고 순순히 잡혀주기도 한다.
제일 겁없는 달콩이는 내 손바닥 위에 편안히 앉아있고 머리에 뽀뽀를 해도 가만히 있는다.
알콩이는 병치레하면서 내 손에 잡혀 약을 먹기도 하고, 다른 애들 쪼며 공격할 때 붙잡혀 혼나기도 해서 내 손에 익숙해진 듯 ㅋㅋ
홍삼 보양 후, 쌩쌩해진 알콩.
보양하기 전 사진보다 눈이 훨씬 똘망똘망하다.
활기가 넘치다 못해 가끔 여자애들을 쫓아다니며 위협하고 공격해서 나한테 잡혀 혼나는 중.
이렇게 잡혀 있어도 예전처럼 도망가려고 발버둥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 흥, 내가 뭐 어쨌다고
라는 표정. ㅋㅋ
혼나는 것에도 익숙해진 모양.
머리 깃 하나가 항상 삐죽 뻗쳐있어서 더 개구쟁이같다.
제일 겁 많은 별콩이도 가끔 손에 잡혀주는데, 다른 애들보다는 잡히는 걸 싫어하고 금방 도망가려고 해서 되도록 안 만지려고 자제한다.
통통한 것이 귀여워서 가끔 손에 올려 쓰다듬어주고 싶은데...
달콩이는 내가 쓰다듬어주면 눈 감고 고개 이리저리 돌리며 즐기는데...
마치
- 여기도 긁어줘, 여기도~
라고 하는 듯 ㅋㅋ
손이 두 개라 달콩이 쓰다듬어주며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다.
미니 메추리는 겁보라서 친해지기 어렵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다가가면 결국 녀석들도 다가온다.
나는 굳이 손추리로 만들려 애쓰지 않았지만, 거의 24시간 같이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레 녀석들이 나에게 다가오게 된 것 같다.
내가 자기들에게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면 됨.
인내심이 필요하기는 하다.
나도 처음 두 달 정도는 움직이는 것도 조심하며 신경 많이 썼다.
의자에서 일어서기 전에 다리 먼저 슬쩍 들어 나 움직인다~는 눈치를 준 다음 천천히 일어서고, 녀석들 가까이 지나가게 되면 잠깐 멈춰서 녀석들이 도망갈 틈을 주고... ㅎ
그랬던게 언제인가 싶게 요즘은 녀석들이 귀찮을 정도로 날 쫓아다니는 편이니...
함께 부대끼며 지내는 시간만큼 가까워지는 것 같음.
사람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해서 100% 친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동물은 내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나를 믿어주고 따르는 것 같다.
그 맹목적인 신뢰가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그래서 또 최선을 다해 보살펴줘야지, 다짐하게 된다.
늘 하는 말이지만, 건강이 최고다.
건강하자, 알콩달콩별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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