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미니 메추리들.
미메답게 천성적으로 겁이 많지만 호기심이 왕성하기도 하다.
의외의 포인트에서 강심장을 보여주기도 한다.
비닐봉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도망가기도 하면서 청소하는 빗자루와 대걸레는 졸졸졸 쫓아다닌다든지, 재채기 소리에는 깜짝 놀라 얼음이 돼버리면서 천둥 치는 소리에는 꿈쩍도 안 한다든지.
아기 때는 나를 무서워해서 도망다니고 자기들끼리 뭉쳐 다녔는데 5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은 내가 가는 곳마다 붕어 똥처럼 졸졸졸 따라다닌다.
내가 한 걸음 걸으면 녀석들은 종종종 스무 발짝은 뛰어야 할 것 같은데 참 열심히도 쫓아다닌다.
지치지도 않나보다.
하루 종일 집 안을 돌아다니려면 피곤할 것도 같은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엄마한테 껌딱지처럼 붙어 따라다니는 애기들 같기도 하다.
귀엽다.
일주일에 한 번, 메추리 집 대청소하는 날.
배변패드랑 이불, 둥지, 모이통 등등을 몽땅 들어내고 쓸고 닦는다.
빗자루가 휙휙 왔다갔다하고 리빙박스를 들어 이리저리 옮기는데 무서워하지도 않고 막 따라다닌다.
빗자루를 따라다니며 먼지도 쪼아 먹겠다고 덤벼서 쓰레받기랑 먼지 사수하느라 바쁘다.
쓰레받기를 공략하는데 실패하자 걷어낸 배변패드에 가서 헤집어가며 먹방...
청소하는 날은 녀석들 쫓아내랴 청소하랴 정신이 없다.
녀석들 훼방에 청소 끝내는데 한 시간 넘게 걸린다. ㅠㅠ
빨래 개는 걸 방해하는 녀석들.
깨끗하게 빨아놓은 옷에 올라와서 목욕까지... ㅠㅠ
호기심도 많아서 새로운 물건이 보이면 우르르 달려와 탐색하느라 정신없다.
겨울나기 준비물 핫팩이 배송돼 왔는데 부스럭거리는 커다란 봉투가 무섭지도 않은지 현관에서부터 쫓아와서 살펴보느라 바쁘다.
오랜만에 책을 주문했는데 아예 상자에 올라가서 여기저기 쪼아보고 종이도 뜯어먹으려 하고 난리다.
- 뭐야, 뭐야~ 또 뭘 산 거야~
- 뜯어봐, 얼른!
- 우리 거야? 먹을 거 들었어?
머릿속에 녀석들의 대화가 들리는 듯~ ㅋㅋㅋㅋㅋㅋ
미메들을 강제로 하차시키고 택배 상자는 테이블 위로 피신.
레고 분해 중.
별콩이 녀석, 앉아있는 내 다리를 타고 올라오더니 테이블 위로 점프해서 올라와버렸다.
그러더니 여기저기 부리로 콕콕 쪼아보며 다닌다.
마치 강아지가 냄새 맡으며 돌아다니듯~ ㅋ
그러다가 땅콩이에게 갖다 주려고 골라놓은 니제르 씨앗을 콕콕 다 집어먹어버렸다. ㅎ
이전까지 테이블 위는 녀석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안전지대였는데 이젠 별콩이가 올라오는 법을 터득해버려서...
하긴, 땅콩이는 내가 저 테이블에서 밥 먹을 때마다 내 다리를 발판 삼아 점프해서 올라와 음식을 탐냈더랬지.
그러고 보니 땅콩이는 혼자여서 날 그렇게 따라다녔다지만 알콩달콩별콩은 왜 그렇게 날 따라다니는 걸까?
하루 종일 함께 지내다 보니 나도 동족으로 여기는 건지, 날 따라다니면 먹을 게 생긴다고 생각하는 건지...
내가 일할 때면 책상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낮잠도 자고 털 고르기도 하고 노는 모습을 보면 꼭 먹을 것 때문만은 아닌 것도 같고. ㅎ
어쨌거나 귀찮을 정도로 따라다니는 녀석들이지만 귀여우니까~
수건을 빨다가 문득 거울을 봤는데 문 앞에 털뭉치가 있어서 깜놀~
방에서 낮잠 자고 있는 걸 보고 살그머니 나와서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언제 왔는지 문 앞에 저렇게 자리 잡고서 몸단장도 하고 잠도 자고. ㅋㅋㅋ
따라 들어오지 않은 게 기특할 뿐. ㅋ
귀여운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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