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이가 우리집에 온 지 36일째, 별콩이가 새 식구가 된 지 22일 째다.
7월 초까지 미메 세 마리와 함께 하는 일상을 기록해왔는데 알콩이가 아프면서 포스팅 리듬이 흐트러졌다.
미메 생활도 달라진 부분이 조금 있다.
첫 번째로, 사료를 바꿨다.
사료 교체는 알콩이가 아프기 전부터 고민하던 문제였다.
그때는 달콩이가 먹는 양이 적고 체구가 작아 걱정했었는데 지금은 뭐...
미니 메추리 용품을 늘 주문하는 단골 쇼핑몰에서 사료도 구매했는데 녀석들이 영 맛있게 먹는 것 같지가 않았다.
알곡은 맛있게 잘 먹어서 거의 안 남는데 일반 사료는 버리는 게 태반이다.
사료랑 알곡을 섞어주면 알곡만 골라먹고 사료는 몇 번 입질하다 말고 그랬다.
사료가 안 맞아서 녀석들이 배가 고파 똥을 먹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그러다 문득, 녀석들이 똥처럼 어느 정도 수분이 있는 먹이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땅콩이도 물에 적셔 주는 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더랬지....
콜라비, 알밤, 콩나물, 두부...
땅콩이가 좋아하던 간식은 가루 사료와 다르게 다 촉촉한 음식이었지...
혹시나 해서 미니 메추리 습식 사료가 있나 검색해봤더니, 병아리 약추를 돌볼 때 습식 사료를 준다는 글이 나왔다.
따로 습식 사료로 나오는 제품이 있는 건 아니고 일반 사료를 물에 살짝 적셔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며칠 동안 사료를 생수에 적셔 주기도 했다.
너무 질지 않게, 가루가 날리지 않고 (응가처럼 ^^;) 덩어리질 정도로만 살짝.
그리고 요즘엔 날씨가 더워 쉽게 상할 수 있으니 양을 적게 해서 매일 새 사료로 갈아줬다.
하지만 사료를 적셔 줘도 녀석들이 그다지 더 잘 먹는 건 아니었다.
그러다 생명충전소 사료를 알게 됐는데 미메들 먹이 반응이 좋다고 했다.
상품 광고나 댓글을 100% 믿는 건 아니지만 생명충전소 제품이니 어느 정도 기대하게 되는 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촉촉'하다는 말에 홀딱 넘어가서 구매 버튼 클릭. ㅎ
마침 알콩이도 아파서 잘 안 먹을 때여서 미메들이 좋아한다는 말에 알콩이가 잘 먹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사료가 도착해서 처음 뜯어봤을 때는 좀 실망했다.
촉촉하다더니 그냥 지금까지 먹던 사료와 똑같은 가루같았던 거다.
'습식 사료'처럼 수분이 있는 걸 기대했었는데.
하지만 2주 정도 사용해보니 '촉촉하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
가루가 날리지 않는다는 말도 맞다.
미메들 반응성은...
잘 모르겠다.
상추나 콩가루를 줄 때처럼 엄청 흥분해서 먹어대는 건 아니지만 잘 먹기는 한다.
그래도 여전히 버리는 양이 많다.
양을 더 줄여서 줘야 하나...
세 마리가 사흘 동안 다섯 스푼(티스푼으로 가득)을 다 못 먹으니...
버리는 게 많으니 세 스푼으로 줄여봐야겠다.
바닥재로 쓰던 건초를 다 걷어버렸다.
조금 남아있던 멀쩡한 건초도 과감히 버렸다.
건초를 깔아주면 응가도 잘 안 보이고 애들이 갖고 놀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좋아했지만 일단 냄새가 너무 심했다.
좋은 풀냄새를 기대했는데 시골 외양간 냄새가... ㅠㅠ
건초를 새것으로 갈아주면 외양간 냄새가 심하고, 며칠 지나면 냄새는 덜 나지만 말라서 먼지가 풀풀 날렸다.
청소를 해도 그때뿐.
5분 후에 돌아보면 녀석들이 휘저어놔서 다시 엉망.
그리고 알콩이가 아프고서 자세히 지켜보니 녀석들이 건초를 먹으면 응가가 별로 이쁘지 않았다.
설사 같은 갈색 변을 보고 냄새도 심하고.
왠지 건초가 위생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영 찜찜했다.
응가도 건초에 섞여 안 보이는 것이지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카페글을 훑어보다 발견했는데, 여름에는 건초에 벌레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으...
방 안에서 외양간 냄새도 나고 벌레까지 생기면...
정말 싫다.
먼지도 날리니 녀석들뿐만 아니라 내 호흡기에도 안 좋을 것 같아 건초는 이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알파파 건초는 냄새가 좋다고 해서 한 번 시도해볼까 했는데 벌레 얘기에 건초는 이제 아웃.
대신 밀라모어 아스펜 베딩을 구매해봤다.
기본적으로 나무라서 냄새가 괜찮고 밀라모어 아스펜이 먼지가 안 난다는 추천글이 카페에 있었다.
프리미엄, 수퍼소프트, 네스팅이 있는데 그중 수퍼소프트로 구매.
프리미엄은 수퍼소프트보다 입자가 조금 더 굵고 네스팅은 얇고 기다란 나무껍질? 톱밥? 같은 느낌.
네스팅은 애들 발에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살 생각을 안 했는데 다음에는 네스팅으로 사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적당한 길이로 잘라주면 애들이 둥지같은 걸 만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ㅎ
모래도 바꿨다.
목욕도 하고, 소화용으로도 먹고, 칼슘 보충도 하라고 칼슘 모래를 사서 쓰고 있었는데 분진같이 고운 먼지가 날리는 것이 영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녀석들이 목욕 한 번 하고나면 목욕통뿐 아니라 리빙박스에까지 하얗고 고운 먼지가 뿌옇게 꼈다.
안 그래도 미니 메추리가 호흡기 질병에 잘 걸린다고 신경 써줘야 한다는데 목욕하다 호흡기 질병에 걸릴 것만 같다.
그러다 미니 메추리를 키우는 다른 분의 블로그 글을 봤는데 먼지가 안 난다는 호주산 무균 모래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카페에도 이 모래를 추천하는 글이 있다.
가격도 엄청 저렴하다.
20kg 단위로 파는데 만 원이 조금 넘는다.
칼슘 모래는 1kg에 3,500원.
바로 구매.
일요일에 주문해서 화요일에 받았다.
20kg이라고 해서 쌀포대 크기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부피가 작다.
하긴 모래알은 쌀알보다 작으니까 밀도가 높겠지. ㅋ
그런데 수요일에 모래 한 상자가 또 왔다.
???
부피가 작다 싶었는데 설마 무거워서 10kg씩 나눠 보냈나?
하지만 상자에 붙은 스티커에 20kg이라고 써있다.
들어봐도 무게가 20kg 맞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인가 싶어 판매처에 전화해 문의해봤다.
확인하더니 실수로 발송을 한 번 더 하셨단다. ㅎ
이걸 돌려보내야 하나 어쩌나(너무 무거워서 연이틀 배송에 반송까지 하면 택배 기사님한테 욕먹을 것 같아... ^^;;;) 잠깐 고민하려고 하는데 사장님이 '그냥 쓰세요' 이러신다.
그럼 제가 돈을 더 드려야죠 했더니 '저희 실수인데 어떻게 돈을 받습니까, 그냥 쓰세요.' 그러신다.
에구...
그래서 감사하게, 어쩌다 모래가 1+1이 돼서 집에 모래만 40kg~ ㅎ
사장님, 감사합니다, 녀석들 목욕 모래는 항상 그곳에서 구매하겠습니다~
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녀석들 평생 동안 40kg이 다 써질까 싶은 생각도... ^^;;
알콩달콩별콩~
모래 실컷 써! 펑펑 써!!
모래 Flex~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래가 하얗고 깔끔한 것이 정말 먼지 하나 안 나고 좋다.
칼슘 모래가 들어있던 목욕통을 비우고 물로 깨끗이 닦아 말린 다음 새 모래를 넣어줬다.
별콩이가 한참 목욕하고 나온 다음에 찍은 사진인데 목욕통이 정말 먼지 하나 안 묻고 깨끗하다.
칼슘 모래를 쓸 때는 투명이 아니라 흰색 아크릴인 양 뿌옜는데.
뿌듯~ 흐뭇~
남아있는 칼슘 모래는 그냥 소화용, 칼슘 보충용으로 먹으라고 따로 담아서 주기로.
혹시나 칼슘이 부족할까 봐 보레 가루를 더 넣어서 줬다.
그나저나 아스펜 베딩을 사놓고 아직 써보질 못했다.
사실 녀석들을 가둬두고 키울까 생각할 때 바닥재로 깔아주려고 산 거라서 풀어놓고 키우기로 한 지금은 어디에 어떻게 깔아줘야 하나 고민이 된다.
그래도 맨 바닥만 돌아다니면 심심하기도 할 것 같아서 낮은 상자 같은 걸 마련해 놀이터 삼아 깔아주려고 생각 중이다.
청소거리가 하나 더 늘겠구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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