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이 성별이 확실해졌다.
어제 아침.
평소처럼 녀석들 밥이랑 물을 챙겨준 후 내 아침을 준비해서 거실 탁자 앞에 앉았다.
녀석들도 쪼르르 달려와서 거실 창가 놀이터에서 알곡도 먹고 깃털도 고르고 잘 논다.
아침을 먹으며 녀석들 노는 걸 지켜보는데, 별콩이가 갑자기 납작 엎드려 뽀잉뽀잉을 한다.
그러자 알콩이가 갑자기 별콩이 등 위로 점프~
!!!!!!!!!!
별콩이는 뽀잉뽀잉 애교 부리다가 알콩이가 느닷없이 덮치니 놀라서 후다닥 내빼고 빽빽거리며 난리다.
엄청 놀랐나보다.
나도 깜짝 놀랐다.
그러고서 별콩이가 한동안 고개를 홱홱 젓고 뒷걸음질 치고 그래서 조금 걱정했다.
달콩이는 옆에서 '왜 그래?' 하는 듯 지켜보다 깃털 골라주려고 하는데 별콩이는 놀라서 그것도 피한다.
아침부터 느닷없이 봉변을 당한 별콩이. ^^;
알콩!
별콩이를 공격하는 줄 알았다, 녀석아.
그렇게 갑작스럽게 들이대면 어떡하냐.
그러고는 하루 종일 평소와 다름없이 별일 없이 지나갔다.
오늘 아침.
잠에서 깨서 녀석들 자는 곳을 확인하는데 별콩이가 밖에 나와 있다!!!
낮에는 그물망을 올렸다가 밤에 잘 때는 가운데도 울타리로 막고 그물망을 내려둔다.
이렇게 세팅한 다음부터는 녀석들이 한밤중에 비행하는 일이 없어졌다.
두 번 정도 푸드덕거린 적은 있는데, 그래도 저 안에 있으니 오밤중에 녀석들을 찾아다닐 일이 없다.
어젯밤에는 푸드덕거리는 소리도 못 들었고 난 꿀잠을 잤다.
그런데 별콩이는 어쩌다 밖에 나와 있는지 모를 일이다.
옆쪽의 그물망 빈틈으로 나온 모양인데.
친구 찾는 소리도 안 내고 집 옆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울타리 문을 열어주니까 얼른 들어가서 알콩 달콩이와 어울린다.
거 참...
그러더니 오전에만 세 번, 알콩이가 별콩이에게 들이댔다.
혹시 간밤에 별콩이가 집을 탈출해 나온 이유가 알콩이가 들이대서?
흠...
잘 때 격리를 해줘야 하나 고민된다.
안 그래도 깜짝깜짝 잘 놀라는 녀석인데, 알콩이가 자꾸 들이대면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
한 번은 일하다가 발 밑에서 빽빽거리는 소리가 나서 내려다보니 알콩이가 별콩이 머리깃을 물고 있었다.
들이댔다가 거부당하고 떨어진 모양인데 머리깃을 놓지 않고 꼭 물고 있는... 허...
별콩이는 '이거 놔' 하는 듯이 알콩이를 쳐다보고 있고. ㅋ
달콩이는 그 옆에서 '얘들이 뭐하나~' 하는 듯 무심하게 보고 있고. ㅋㅋ
별콩이가 계속 거부하긴 하는데, 처음만큼 경기하는 것처럼 놀라지는 않는 것 같다.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인지, 알콩이가 맘에 안 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알콩이가 달콩이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걸 보니 달콩이도 남자애, 별콩이는 여자애가 맞겠지?
그런데 또 알콩이가 달콩이에게 엄청 부비대고 깃털 골라주고 착 달라붙어 따라다닌다.
그래서 알콩이랑 달콩이랑 성별이 다를 줄 알았다.
달콩이는 딱 한 번 쪼쪼를 보여주고 나서 그 뒤로는 안 하고 별콩이는 쪼쪼고 뭐고 수컷 특유의 행동은 아무것도 안 한다.
그리고 다른 집 수컷들은 쪼쪼 하면서 암컷한테 맛난 거 다 양보한다는데 알콩이 녀석은 별콩이 입에 문 것도 뺏으려 덤비니...
달콩이와 별콩이의 성별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음.
마음 같아서는, 알콩이는 남자애인 것이 확실하니 달콩이랑 별콩이는 여자애였으면 좋겠다.
달콩이가 지금처럼 점잖게 조용히 지내주면야 모르겠지만, 이 녀석도 별콩이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면... ㅠㅠ
한 놈을 어디 보내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자애 하나 더 입양하자니 네 마리가 감당이 될까 모르겠다.
가만 보면 알콩이는 애교쟁이에 다정하지만 찡찡거리기도 잘한다.
식탐도 제일 많은 것 같다.
달콩이는 매사에 무심하고 덤덤하면서 제일 겁이 없다.
내가 다가가면 알콩 별콩은 짹짹거리며 피하기 바쁜데 달콩이는 가만히 앉아서 슥 한 번 올려다보고 만다.
마치 '왔냐' 하는 듯이.
큰 형님 포스다. ㅋㅋㅋ
우리집 미메 서열 1위.
별콩이는 겁이 엄청 많은 전형적인 미메인데 먹을 거 앞에서는 용감하다.
우리집에 온 첫날부터 먹다가 달콩이에게 쫓겼고 그 후로도 몇 번 쪼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간식 먹을 때 눈치를 보긴 하는데 덤비기도 열심히 잘 덤빈다.
상추 먹방~
원래는 뜯어먹기 좋으라고 두 손으로 잡아주는데 영상 찍느라 한 손으로 바짝 잡았다.
바짝 짧게 잡아줘야 잘 뜯어먹는다.
별콩이는 뒤늦게 상추 보고 달려와서 열심히 다른 녀석들 제쳐가며 뜯어먹는다.
그러다가 한 입 크게 뜯어서 휙 뒤로 돌아 도망가서 먹기도 하고.
먹을 때 눈치 안 보면 좋겠는데 달콩이를 무서워하는 것 같다.
무서워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꿋꿋하게 먹을 거 쟁취하는 거 보면 어디 데려다 놔도 잘 살아남을 녀석 같다.
상추 뜯는 힘도 별콩이가 제일 강하고 뭐든 제일 잘 먹는다.
알콩이가 뜯어먹는 데 제일 서툴러서 남의 입에 문 것을 뺏으려 들거나 땅에 떨어진 걸 공략한다.
흠...
그래도 별콩이 건 뺏어 먹지 말자, 인간적으로.
들이댈 때는 언제고 뺏어 먹기는...
아직 덜 자라서 철이 덜 든 건지, 원...
음식 먹을 때 전투적인 것만 빼면 사이좋게 잘 지내는 미메들.
그러고보니 사료 먹을 때는 안 그러는데, 다른 음식 먹을 때만 전투적이구나.
사이좋은 3단 깃털 고르기 사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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