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안 베란다는 미메 금지 구역이었다.
가을까지는 낮에 베란다 산책을 많이 했는데 겨울이 되면서 베란다가 너무 추워져서 베란다로 나가는 문을 거의 닫아놓고 지냈다.
겨울이 지나고 슬슬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거실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문도 열어놓게 됐다.
그런데 몇 달 동안 안 나갔다고 녀석들이 잊어버렸는지, 문이 열려 있는데도 도통 베란다로 나갈 생각을 안 했다.
볕 좋은 한낮에 햇볕 쬐며 비타민 D 좀 합성하라고 나가라고 하는데 안 나간다.
하긴... 미메가 사람 말을 알아들으면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갈 일이지.
별콩이 일도 있고 해서 녀석들이 낮에 햇볕 좀 쬐었으면 좋겠는데 방이랑 주방만 들락거리고 거실 창 쪽으로는 잘 가지를 않으니...
며칠을 두고보다가 하루는 점심을 먹은 후 강제 산책을 시도.
녀석들을 베란다에 데려다 놓고 거실로 들어오는 문을 닫아버렸다. ^^;
베란다에 내려놓자마자 거실로 들어오려는 걸 문을 닫아버렸더니 어리둥절~ ㅎ
햇볕이 잘 들 동안 두 시간 정도 놀라고 밥 쟁반까지 베란다로 내줬다.
- 우리한테 왜 이래요?
- 문 열어줘요~~
한동안 어리둥절해서 문만 쳐다보고 있던 녀석들.
쫓겨난 줄 알았던 걸까? ㅎ~
그 모습이 귀여워서 반대편 문을 열고 나가 사진을 찍는데 내 쪽으로 와서 거실로 들어올 생각은 못 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쳐다보다 들어오기를 포기했는지 등을 돌리고 가버림.
저~쪽으로 가버리는 꽁무니가 왜 그렇게 귀여운지~ ㅋㅋㅋ
그런데 가만 보니까 녀석들이 그늘로만 다니는 것 같다.
직사광선이 싫은가...
그러고보니 예전에 미니 메추리 키우는 방법에 대한 글을 번역하면서 더울 때는 그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
하지만 4월이라 한낮에도 그렇게 더운 정도는 아닌데.
기온보다 눈부심의 문제일까.
그래서 밥 쟁반을 그늘이 조금 더 많은 곳으로 옮겨줘 봤다.
그랬더니 와서 사료도 먹고 물도 마신다.
역시 너무 밝은 빛이 안 좋았던 걸까.
그러고 보니 녀석들이 해 지고 난 후 저녁에는 스스로 베란다에 나가서 돌아다니는 게 보였다.
저녁 산책 나온 미니 메추리들.
저녁 8시 조금 넘은 시간이다.
낮에는 나가라고, 나가라고~ 해도 말 안 듣고 상추로 꼬셔도 안 나오더니.
해가 지니까 신나서 베란다를 돌아다닌다.
니들이 뱀파이어냐. – – ;
햇볕 있는 동안에는 집안에 숨어 있다 해지면 신나서 나와 돌아다니니...
그렇게 조금씩 베란다로 나가 노는 시간이 늘더니 요즘에는 자기 전까지 안 들어온다. ^^;;;
- 얘들아, 그만 놀고 들어와~~~
밤 9시쯤 되면 베란다로 가서 달콩이를 부른다.
그럼 달콩이가 쪼르르 나한테 달려오고, 알콩이는 달콩이 꽁무니를 쫓아 달려오고~
그렇게 녀석들을 발뒤꿈치에 달고 거실을 가로질러 방 문턱을 넘으면 녀석들이 알아서 자기들 집으로 달려간다.
그럼 난 후다닥 나가서 거실 불을 끄고 들어옴.
그렇게 미메 어린이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잘 준비를 함. ㅋ~
달콩이가 나를 잘 따르는 편이어서 다행이다.
안 그러면 저녁마다 녀석들을 강제 연행해서 집안으로 들여야 할테니까.
달콩이만 불러들이면 알콩이는 자석처럼 달콩이를 따라붙으니 그것도 편함. ㅋㅋ
베란다 산책을 다시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나니 이제는 낮에도 나가서 한참 놀다 들어오곤 한다.
어떤 날은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베란다에서 노는 시간이 더 긴 것 같기도.
감기 안 걸리고(호흡기 건강하게) 잘 놀기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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