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평소처럼 일어나서 녀석들 잠자리의 네트를 걷어 올렸다.
그런데 달콩이가 울타리 옆까지 나와 앉아 있다.
알콩이는 평소처럼 이불 위에 앉아 있다 일어나는데.
울타리를 열고 가만히 살펴보니 눈을 감고 앉아 졸고 있다.
흠...
어디가 안 좋은 모양새인데...
알콩이는 일어나자마자 밥 먹으러 가는데 달콩이는 먹을 생각도 안 한다.
깃털도 부풀린다.
에그...
알 낳으려고 그러나?
알 낳은 지 열흘쯤 됐으니 낳을 때도 됐지.
근데 달콩이는 여태 알 낳으면서 힘들어한 적이 없는데...
어쨌든 달콩이가 힘들어하니 격리 결정.
예전에 별콩이가 그랬듯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눈 감고 앉아 있기만 한다.
안 먹는 건 어쩔 수 없고, 물만 30분마다 한 번씩 주사기로 먹였다.
물은 아주 잘 받아 마신다.
그런데 별콩이랑은 조금 다르게 머리를 꾸벅거리는 행동을 한다.
딸꾹질을 하는 것도 같고, 구역질하는 것도 같고...
호흡기 증상하고도 다른데...
따뜻하게 있으라고 전구를 켜줬는데 전구 밑에 안 있고 목욕통 안에 들어가 앉아있다.
너무 힘들어보여서 손을 씻고 달콩이를 손으로 안았다.
내 체온으로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어서.
혹시나 싶어 배쪽을 살살 만져보는데 가슴 부분이 볼록하다.
알인가?
위치가 좀 높은데.
알이 막혀 잘 안 내려가나 싶어서 살살살 마사지 하듯 만져줬다.
밑으로 내려가라고.
그렇게 마사지해주다, 쉬다 하면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달콩이가 둥지로 들어가더니 알을 낳았다.
하루종일 앓은 것 치고는 쉽게 낳았다.
그런데 알을 낳고 나서도 고개를 꾸역거리는 행동을 계속한다.
그래도 알을 낳고 몸이 좀 가벼운지 거실로 나가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여전히 먹거나 마시려고 하질 않는다.
오후부터는 주사기로 물을 줘도 외면하고 받아마시질 않았다.
하루종일 먹지를 않아 걱정이 돼서 홍삼물이라도 타 먹이려고 저녁에 편의점에 가서 홍삼포를 사왔다.
그런데 홍삼포를 사서 현관에 들어서는데 달콩이 녀석이 사료를 먹고 있다. ㅎ~
조금이지만 일단 스스로 먹고 마시니까 다행.
홍삼은 비상용으로 두기로 했다.
오늘 아침.
평소처럼 일어났다.
달콩이 녀석, 어제보다는 괜찮아보이는데 고개를 꾸역거리는 건 여전하다.
일어나서 사료도 안 먹는다.
나와서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기운이 없어 보인다.
오전 동안 간간이 살펴보는데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자꾸 어두운 구석을 찾아 들어가 앉아 있으려 하고 먹지를 않으니 기운이 없어 고개가 바닥으로 처진다.
안 되겠다 싶어 병원으로 고고. ㅠㅠ
병원 대기실에서 찍은 달콩이 증상.
의사 선생님이 촉진을 해보더니 녀석의 가슴이 원래 이렇게 볼록했냐고 물어보신다.
글쎄요, 어제부터 그러긴 했는데 저도 어제 처음 만져본 거라서요. ㅠㅜ
평소에 애들 가슴을 만져보고 그러진 않으니까요...
소낭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엑스레이를 찍어보자 하신다.
네.
엑스레이 결과 소낭이 정체돼 있단다.
소낭이랑 위가 가득 차 있단다.
소화가 안 된다는 얘기.
고개를 꾸역거리는 저 행동이, 사람으로 치자면 토하고 싶어 그러는 거라고.
구역질을 하는 거였다. ㅠㅠ
어쩐지 어제 응가를 하는데 모양이랑 색도 안 좋고 안 좋은 냄새가 나더라니.
건강한 미니 메추리 응가는 냄새가 안 나는데.
일주일치 약을 받아서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미니 메추리 소낭'을 검색해봤다.
미니 메추리에게 샐러리를 주면 소낭에 정체한다고 주지 말라는 글이 나온다.
앗, 그렇구나.
몰랐지만 우리집은 사람도 샐러리를 사먹어본 적이 없는 집이라 샐러리 문제는 아님.
다시 '소낭 정체'를 검색해봤다.
관련글이 주르륵 나온다.
다 앵무새에 관한 글들이다.
앵무새의 경우 이유식을 하는 어린 새들에게 많이 생긴단다.
소낭, 흔히 말하는 모이주머니, 모래집에서 음식이 안 내려가고 오래 있으면 상해서 탈이 나는 것.
그래서 응가를 하면 시큼하고 안 좋은 냄새가 난단다.
배 속에서 음식이 상하니 나쁜 냄새가 날 수 밖에.
그리고 소화가 안 되니 영양 흡수도 안 돼서 굶어죽을 수도 있단다.
헐...
배 속에 음식은 가득한데 굶어서 죽는다니...
어제 내가 만지며 알인가 했던 것이 가득 차 부푼 소낭이었다.
소낭 정체가 생기면 마사지하듯 살살 만져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단다.
알이 막힌 줄 알고 마사지해준게 그래도 달콩이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었다.
앵무새의 경우 소낭 정체가 생기면 미음을 주거나 이유식을 묽게 타 먹이라고 한다.
알곡은 소화가 잘 안 되니 안 먹이는 것이 좋단다.
달콩이는 어제 종일 아무것도 안 먹다 저녁에 사료 조금, 자기 전에 밀렛만 조금 먹었다.
오늘 오전에는 안 먹다가 오후부터 스스로 물을 마시기 시작하더니 조금 전에 사료도 먹었다.
가슴을 살살 만져보니 오전보다 많이 가라앉아 있다.
알처럼 동그랗게 만져지던 것이 없어졌다.
아직 약도 안 먹었는데 ^^;
그래도 진료 받고 증상의 원인이 뭔지 알고나니 속이 후련하다.
달콩이의 경우 소낭 정체가 생긴 원인은 알 수 없다.
의사 선생님한테 '왜 그런걸까요?' 물어보니 '사람한테 왜 체했니?' 묻는 거랑 같단다. ^^;;
그렇지요, 살다보면 체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도 난 혹시나 뭔가 미니 메추리가 먹으면 안 되는 걸 줬다거나 해서 문제가 생겼을까봐 걱정.
아니면 녀석들이 돌아다니가 먹으면 안 되는걸 주워 먹어서 탈이 났을까봐 걱정되기도.
집에 와서 둥지에 깔아준 아스펜부터 다 쏟아버렸다.
'밀라모어 슈퍼소프트' 베딩인데 입자가 좀 작아서 찜찜했다.
가끔 녀석들이 하나씩 집어먹는 걸 보기도 했는데 여태 별 문제가 없어서 그냥 뒀었다.
나무니까 큰탈은 안 나겠지 하고.
너무 안일했어... ㅠㅠ
가끔 깃털 주워 먹는 것도 못 뺏을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신경 쓰인다.
하지만 내가 안 보는 곳에서 녀석들이 주워 먹는 걸 일일이 막지는 못하니.
일단 일주일 약을 먹어보고 안 나으면 소낭 세척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달콩이 컨디션을 보니 약을 안 먹어도 나을 것 같다. ^^;;;
응가도 이쁘게 쌌다. ㅋ
그래도 한 번 탈이 난 소화기관은 약해져서 또 탈이 날 수도 있다니까 조심해야지.
받아온 약은 잘 먹여봐야겠다.
내가 아침에 먹는 베이글을 나눠주기도 했는데 이제 베이글은 금지.
밥도 당분간 안 주려고 한다.
채소, 과일, 두부 같은 것만 줘야지.
*** 미니 메추리에게 샐러리를 주면 안 된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추가로, 양배추, 양상추, 가지, 파, 마늘, 양파도 안됨.
양배추, 양상추는 칼슘을 흡수해버려서 정작 미메가 칼슘을 흡수하는 데 방해됨.
가지 껍질에는 솔라닌 독소가 있다고 함.
파, 양파, 마늘을 먹으면 설사할 수 있다고 함.
파, 양파, 마늘 같은 건 애초에 먹일 생각도 안 했지만 녀석들이 주방에서 얼쩡거리다 떨어지는 걸 주워 먹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별콩이가 양파껍질을 하나 물고 도망다니고 알콩달콩이 그걸 뺏어먹겠다고 쫓아다닌 적이 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뺏고 빼앗기는 적자생존의 세계!!(는 아니고.. ^^;;)
먹을 걸 준 적이 없는데 뭘 갖고 난리인가 싶어 뺏어보니 양파 껍질.
먹지도 못할 것을... ㅠㅠ
별콩이가 식탐이 좀 많아서 주방에서 떨어지는 건 일단 뭐든지 다 물고 도망을 쳤더랬다.
한 번은 김치 양념 조각을 물고 도망치는 걸 뺏은 적도 있었지...
별콩이가 뭔가를 물고 도망치면 알콩달콩은 그게 뭔지 몰라도 일단 무조건 추격. ㅎ
그래서 요즘에는 엄마가 주방에 일하실 때 녀석들을 내 방에 몰아넣고 문을 닫아 버린다.
아무거나 주워 먹으려고 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람 발치에서 왔다갔다해서 위험하기도 하니까.
그나저나 일 년도 안 되는 사이 알콩달콩 두 녀석이 병원을 몇 번이나 다녀온 건지... 에휴...
집사가 좀 더 신경쓸게.
건강해라,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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