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메추리

비행 미메와 숨바꼭질

꿀짱이 2022. 5. 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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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거의 그런 일이 없는데 미니 메추리 녀석들이 어릴 때는 점프해서 날아오르는 일이 잦았다.

원체 겁이 많은 성격이라 어릴 때는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 그러기도 한 것 같다.

일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의자 뒤에서 날아올라 책상 위로 떨어지기도 하고.

그때는 나도 깜짝 놀라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날아올랐다가 커튼에 부딪혀 내려 앉으며 응가를 해버려서 커튼에 응가를 발라놓기도 하고. ㅠㅠ

그렇게 비행하며 벽에도, 침대에도 응가를 묻히곤 했었지. ㅠㅠ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날았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점프하거나 날아오르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두세 달쯤 지나서부터 그랬나...

기억도 잘 안 난다.

 

그래도 아주 가끔 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마치 자기가 난다는 사실에 겁이라도 난 것처럼, 아니면 '나, 날고 있다! 내가 난다아~~~!!!'라고 소리라도 지르는 것처럼 빽빽빽~~~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날아오른다.

거의 꽥~꽤애액~~~에 가까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랄 만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 것도 아닌데 왜 날아오르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소리를 내는 이유도 모르겠고. ㅎ

 

 

얼마 전에 방에서 한창 일을 하고 있는데 알콩이가 울기 시작했다.

별콩이 보낸 후부터 목청껏 울기 시작했는데, 달콩이에게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요즘에는 우는 게 많이 줄었다.

그래도 전혀 안 울지는 않는다.

가끔 생각이라도 나는지 하루에 몇 번은 운다.

목을 쭉~ 빼고 소리를 뽑는데 앙칼지게 울리는 것이 제법 소리가 크다.

책상 밑에서 울면 소리가 울릴 정도다.

하루는 엄마가 외출했다 들어오시더니 밖에서부터 알콩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셨다.

알콩이가 베란다에서 울었었다.

우리집은 아파트 5층.

그런데 1층에서도 들렸다는... 헐...

그래서, 이웃에 민폐가 될까봐, 민원이라도 들어올까봐 못 울게 하려고, 어떻게 좀 달래보려고 나갔는데 알콩이가 안 보인다.

 

???

 

울 때마다 내가 쫓아다녀서 그런지 내 모습을 보고 울음을 멈춘 것 같은데 한 번씩 소심하게 우는 소리를 낸다. ^^;

그런데 어디서 우는지 못 찾겠다.

베란다에도 가보고, 에어컨 뒤도 살펴보고, 거실 탁자 밑도 보고.

혹시나 해서 화장실도 들여다 봤는데 없다.

 

???

 

알콩아, 어딨니?

이럴 때는 좀 울어봐라, 녀석아—

 

- 삐이이.......

 

?????!!!!!!!!!!!!

 

 

도마 옆에 숨어서 빼꼼 나를 쳐다보던 녀석.

하......

천연덕스럽게 냄비 뒤에 숨어있는 모습이 기가 차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휴대폰을 챙겨들었더니 '에이, 들켰다'는 기색으로 슬금슬금 나오는 녀석.

언제 날아오른 것이더냐...

푸드덕 거리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다른 때처럼 요란하게 꽥꽥 거리지도 않고.

그나저나 가스레인지에 불이라도 켜져 있었으면 어쩌려고 ㅠㅠ

도마 옆에 응가도 한 덩어리 싸 놓고. ㅠㅠ

 

 

- 왜요? 내가 뭐 어쨌다고요?

 

언제나처럼 잘못해놓고 건방진 태도로 모르쇠–하는 쬐끄만 알콩이 녀석.

그래 안 다쳤으면 됐다, 짜샤.

그래도 싱크대 위를 그렇게 막 밟고 돌아다니는 거 아니다.

 

도망가려는 녀석을 잽싸게 잡아서 달콩이와 상봉시켰다.

이그... 말썽꾸러기들.

 

그러고보니 예전에 별콩이도 그렇게 날아올랐던 적이 있었더랬지.

아니, 거의 별콩이만 날아올랐더랬지.

내 방 커튼과 침대에 응가를 묻힌 것도 별콩이 녀석이었지... ㅠㅠ

덩치는 제일 크면서 제일 겁이 많아서.

 

 

냉장고 위의 별콩.

이때는 같이 있다가 날아오르는 걸 봤더래서 찾아다닐 일은 없었다.

 

미메들이 날았던 일을 생각하다보니 달콩이 녀석의 비행도 생각났다.

날아오른 적이 한 번이던가, 두 번이던가...

거의 난 적이 없는 녀석인데.

어느날 식탁에 앉아 커피를 내리고 있는데, 거실에 있던 달콩이가 갑자기 날아올랐다.

오~ 웬일로 안 하던 비행을 다하네?

하면서 바라보는데 녀석이 내 쪽으로 날아온다.

어어어~~~???

하다가 잽싸게 머리를 옆으로 홱 재낌.

하마터면 달콩이와 얼굴 박치기할 뻔했다. ^^;;;

아무래도 녀석의 비행 실력보다 내 반사 신경이 더 뛰어난 듯. ㅋㅋㅋ

 

 

그나저나 땅콩이를 키울 때도 그랬고, 녀석들이 나는 적이 거의 없어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알콩이가 가스레인지 뒤에서 나타나는 걸 보고 걱정이 좀 됐다.

비행 실력이 그리 좋지는 않아 보여서.

원하는 곳에 착지를 하지도 못 하는 것 같고.

주방에 가림막이라도 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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