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메추리

미니 메추리 키우기 - 알콩달콩 12일

꿀짱이 2021. 7. 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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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수요일.

 

함께 지낸 지 11일.

이제 내 손을 그다지 겁내지 않길래 혹시나 하고 손에 알곡 사료를 조금 담아 내밀어봤다.

 

 

혹시나~ 했던 생각이 무색하게 별 망설임없이 다가와 먹는다.

그런데 가만 보니까 달콩이가 알콩이한테 밀려서 잘 못 먹는 것 같다.

달콩이가 먼저 먹기 시작했는데 알콩이가 머리를 들이미니까 얼른 물러나 내려간다.

그러고는 주변에 흩어진 걸 찾아 먹는다.

손바닥에 있는 걸 먹으려고 기웃하다가도 알콩이가 턱 버티고 서니까 비집고 들어오질 못한다.

 

이후에 틈틈이 관찰해보니 역시 사료통에서도 달콩이가 먼저 먹다가도 알콩이가 밀고 들어오면 얼른 내려가버린다.

달콩이가 뭔가 먹는 것 같은 낌새가 있으면 알콩이는 사료를 먹다가도 얼른 쫓아와 달콩이를 밀어내고 먹을 걸 차지해버린다.

흠...

그래서 몸집 차이가 나는 거였나.

달콩이가 양껏 먹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똥을 먹는 거니?

사료를 양껏 못 먹어서? ㅠㅠ

가끔 먹을 거 갖고 싸울 때 보면 달콩이가 밀리기만 하지는 않는데.

알콩이가 물고 도망가는 걸 쫓아가서 뺏기도 하는데 사료통에서는 매일 밀린다.

달콩이 혼자 떨어져 있을 때 살짝 먹을 걸 손에 담아 줘봐도 알콩이가 부리나케 쫓아와 밀어내고 차지해버리니...

달콩이가 맘 편히 양껏 먹을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그렇게 알곡을 먹고나서는 웬일인지 달콩이가 서슴없이 다가와 바지 위에서 목욕을 한다. ㅎ

알콩이는 그 뒤를 또 졸졸 따라와서 달콩이에게 붙어 다닌다.

좋아서 저러는 건지, 훼방을 놓는 건지...

 

그렇게 목욕을 하고 쉬나 했더니 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논다.

내가 만만해졌구나. ㅋㅋ

녀석들이 가까이 오면 가능한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줬더니 이제는 별로 무섭지 않은가 보다.

 

산책 연습은 실패.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고 방문도 활짝 열어두고 일을 하는데 둘이서 도통 나갈 생각을 안 한다.

점심 먹고나서 베란다로 나가게 해보려고 불러도 보고(땅콩이한테는 통했는데, 녀석들은 둘이 있어서 그런지 내 목소리에 반응이 없다. ㅠㅠ) 알곡으로 유인해보기도 했는데 문턱 앞에만 서면 얼음이다.

투명한 벽이라도 있는 것 같다.

그래, 천천히 하자.

아직은 방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가보다.

 

그런데, 저녁 먹으려고 식탁에 앉아 있으니까 녀석들이 주춤주춤 눈치 보며 나온다. 허~

낮에 산책 가자니까 안 나오고 어두운 저녁때... ㅠㅠ

그래도 드디어 방 문턱을 넘었다. ㅎ

넓은 곳은 무서운지 거실쪽으로는 안 가고 주방만 소심하게 탐색해보고 얼른 돌아 들어간다. ㅋ

 

 

자기 전에 친해지는 시간을 조금 더 가져보자 하고 한쪽에 가만히 앉아있으니까 아예 다리 위에서 자리잡고 주무심. ㅎ

그래, 이제 우리 많이 친해졌다.

 

그래서,

7월 1일 목요일, 함께 산 지 12일 째에는,

 

일하는 의자 옆에서 낮잠도 자고,

 

일하는 발밑에 와서 쉬기도 한다.

 

이제는 내가 방바닥에 내려 앉으면 도망가는 게 아니라 다가온다.

십중팔구 먹을 것을 주려나 싶어서 오는 것일 테지만. ㅋ

신기하게도, 경계심 많은 쪽이 달콩이였는데 내게 먼저 다가오는 건 늘 달콩이다.

알콩이는 그런 달콩이를 따라오는 것일 뿐.

 

녀석들이 제법 영리하다 싶은 것이, 한 번은 손에 사료를 덜어 달콩이에게 주면서 알콩이가 접근하는 걸 막았더니 그 다음부터 내가 손으로 음식을 주면 알콩이가 달려오다가도 멈칫 하고 내 눈치를 본다.

마치 자식 편애하는 엄마가 된 기분. ㅠㅠ

 

알콩이 넌 항상 달콩이 밀어내고 양껏 먹잖아.

가끔 한 번씩 달콩이가 실컷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 법 좀 배우자.

그러게 둘이 사이좋게 같이 좀 먹지.

 

 

오늘의 산책 진도.

점심때 주방을 겨우 벗어났다가 도로 방으로 들어가더니 저녁때 내가 방을 나서니까 쪼르르 따라서 달려나온다.

 

베란다 문턱까지 진출.

스위트바질 이파리로 유혹했지만 정작 바질잎에는 관심 1도 없음.

베란다 문턱을 휙 뛰어 넘더니 불에 덴 듯 화들짝 놀라 도로 거실로 달려들어간 쫄보.

뭐가 그리 무서운지. ㅋㅋㅋ

 

그래도 울타리를 벗어나 바깥 탐험에 적극적인 달콩이.

알콩이는 울타리 안 탐험에만 적극적임.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나왔다.

내일은 볕 좋을 때 제대로 베란다를 탐험해보자,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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