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메추리

미니 메추리 새 식구가 생기다

꿀짱이 2021. 6. 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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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갑자기 동생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생연에서 미니 메추리를 분양한다는데 데려와도 되겠냐는.

조카 1호가 미메에게서 눈을 못 떼고 있다는...

두 마리 데려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부랴부랴 창고로 달려가 땅콩이가 쓰던 육추기랑 사료 그릇, 물통 등등을 꺼내오고 책상 위에 있던 미니오디오를 들어냈다.

그 자리에 수건을 깔고 육추기 올려놓고 세팅 시작.

생수 담아주고, 사료는 일단 땅콩이가 먹던 산란사료를 곱게 갈아서 넣어줬다.

땅콩이가 쓰던 이불도 깔아줬다.

배변패드가 없어 급한대로 키친타올을 깔았다.

병아리들이 미끄러지지 않고 딛고 다니기에 키친타올이 좋다고 하니 걱정은 없음.

혹시나 해서 한 달쯤 전에 사놓은 온열 전구가 있어서 다행이다.

 

12시 좀 넘어서 도착한 두 녀석.

아이고... 차 타고 오느라 겁이 났는지 상자 한 구석에 꼭 붙어앉아있다.

흔들릴세라 조심조심 안고 올라와 상자를 열었다.

생각보다 많이 겁내진 않는다.

땅콩이는 상자 뚜껑 열면 흥분해서 도망다니느라 난리였는데.

손을 천천히 넣어서 가만가만 다가가니까 녀석들도 가만히 있는다.

손을 조금 탄 녀석들 같다.

 

세팅해놓은 육추기에 두 마리를 넣어두고 잠시 적응하라고 가만히 뒀다.

놀라거나 겁먹을까봐 의자에 앉아 숨도 크게 못 쉬고 가만가만 움직였다.

여기가 어딘가 어리둥절한 모양이다.

깃털이 자란 정도를 보니 태어난 지 열흘쯤 된 녀석들 같다.

 

둘이 조용히 지내라고 방문을 닫은 후 점심 먹고 한 시간 반쯤 보낸 후 돌아와봤다.

 

사료 그릇 헤쳐놓은 걸 보니 사료도 먹은 것 같고 물도 마시고 활발히 잘 돌아다닌다.

아직은 내가 낯선 모양이다.

사방이 뚫려있으면 불안해한다기에 종이로 세 벽면을 가려줬더니 나에게서 먼 벽 쪽에 붙어 다닌다. ㅋ

 

부랴부랴 세팅하느라 정신없어서 깜빡 잊었던 소화용 모래 그릇을 넣어줬다.

혹시나 해서 땅콩이 사료 그릇으로 쓰던 큰 그릇에도 모래를 넣어주고 작은 그릇에도 담아줬다.

모래도 잘 찾아먹는다.

 

네 시간쯤 지나니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모래통도 기웃거리다 들어가고 잘 돌아다닌다.

내가 안 보이다 갑자기 시야에 나타나면 두 녀석이 '얼음!' 하고 있다가 조금 있으면 움직거린다. ㅋㅋㅋ

 

초이사료랑 메추리 병아리용 가루 사료, 황토, 배변패드, 건조밀웜 등등을 주문했다.

아... 땅콩이에게 또 미안하게...

벌레가 너무 징그러워 땅콩이에게는 밀웜을 사주지 않았는데...

이 녀석들을 위해 큰맘먹고 주문했다.

 

확실히 두 녀석이 함께 있으니 별로 울지 않는다.

땅콩이는 육추기에 있을 때 엄청 울었었는데.

그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온도 맞추기에도 좀 서툴렀을테고 미메는 혼자 있으면 외로워한다는 것도 몰랐다.

녀석들을 땅콩이 동생이라 생각하고 알콩이, 달콩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미메 인형 만들 때 생각해둔 숨집도 하나 급하게 만들어봤다.

 

오~ 적응력 좋은 녀석들.

금세 들어가 숨는다.

한 녀석이 덩치가 약간 작은데, 큰 녀석 뒤로 자꾸 파고들어 숨는다.

귀여워서 사진을 찍으니, '뭐하시는 거예욧?'하고 쳐다보는 느낌. ㅎ

 

건강하게 잘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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