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태기가 왔나 봄.
일주일 정도 손을 놓고 있었다.
그사이 날은 제법 선선해져서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미니 메추리 아가들의 겨울나기 준비가 슬슬 생각되는 시점.
기온이 좀 내려갔다고, 녀석들이 거실 놀이방쪽으로 거의 가지 않는다.
안 그래도 냉장고 옆 뜨듯한 곳을 좋아하는 알콩이는 이제 하루종일 냉장고에 붙어있다시피 한다.
너무 냉장고에만 붙어 있어서 어디 아픈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지난 겨울에 땅콩이에게는 밤마다 핫팩을 하나씩 깔아줬었다.
그런데 자기 전에 들여다봐도 그렇고,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해봐도 그렇고, 핫팩에 올라가 자는 모습을 거의 못봤다.
너무 뜨거운가 싶어서 이불도 두툼하게 깔아줬지만 별 소용 없었음.
엉뚱하게 집 밖에서 누빔천으로 된 상 커버에 붙어서 자고 있기도 하고...
바닥보다 옆구리를 따뜻하게 붙이고 잘 수 있는 곳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알콩달콩별콩은 셋이니까 서로 붙어서 잘 수 있어서 다행.
그리고 방 안에서 자니까 큰 걱정은 없음.
그래도 요즘 최저 기온이 20도 아래로 뚝 떨어지고, 바닥 난방을 아직 안 하니까 특히 새벽에 바닥과 공기가 좀 차가울 듯해서 보온을 조금 해주기로 했다.
바닥에는 면이불보다 좀 더 폭신한 이불을 깔아주고 위에서 온열 전구로 보온을 해주기로 결정.
알콩달콩 아기 때 육추기에서 사용하던 전구가 있어서 그걸로 며칠 동안 테스트를 해봤다.
첫 번째 테스트.
우선 녀석들이 자는 위치 근처에 온도계를 달았다.
녀석들 집은 3자 사육장정도 크기인데(1000×400×730) 전구는 50W라 열이 약할까봐 조금 낮게 달고(바닥에서 20cm 정도) 밤새 켜두었더니 아침에 온도계 눈금이 30도까지 올라가 있음.
다행히 녀석들은 그리 덥지는 않았는지 이불 위에서 각자 잘 자고 있음.
아, 평소보다는 좀 더웠나?
셋이 한 덩이가 돼있지 않고 각자 떨어져 자고 있었던 걸 보면.
어쨌든 30도는 너무 높은 것 같아 전구를 더 올려서 달고 다시 테스트.
테이블 외부 높이는 73cm지만 안쪽에 가로대가 있고, 소켓 길이도 있어서 최대한 올린 전구 높이가 바닥에서 30cm 정도 나왔다.
보온하면서 건조해질까봐 수건을 물에 적셔 리빙박스 위에 얹어두었다.
전구를 최대한 올려 달았는데도 아침에 29도가 돼버렸다.
수건은 뽀송뽀송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다 마른 상태.
아무래도 밤에는 울타리를 다 막고 그물망까지 내려두니까 보온이 더 잘돼나 보다.
공간이 넓으니 더우면 전구 아래에서 벗어나면 되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녀석들도 아침에 더워하지도 않고.
그래도 29도면 여전히 좀 높은 것 같은데...
고민하다가 전구 소켓을 하나 검색해 주문했다.
스파크주 집게 소켓.
인터넷에서 보통 2만원 중반 가격에 파는데, 뒤지고 또 뒤져서 배송비 포함 20,700원에 겟~
전등갓도 깔끔하고 사기소켓이라 좋음.
사진으로 볼 때 크기가 짐작되지 않아서 너무 크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적당히 아담한 크기다.
세라믹 전구를 끼워봤더니 저 정도 튀어나온다.
사진 찍는 사이 쪼르르 달려와 기웃거리는 호기심쟁이 달콩.
요즘 털갈이 중이라 등에 있던 검은 깃이 빠져서 몸통만 all white가 됐다.
소켓이 준비됐으니 세 번째 테스트.
울타리가 소켓과 전구의 무게를 잘 견딜까, 넘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짱짱하게 잘 서있다.
테이블보다 울타리 높이가 더 낮지만 소켓 목이 구부러져 조절이 되니까 테이블에 매단 것보다 전구 높이가 오히려 더 높다.
애들 자는 위치와 거리도 더 멀다.
테스트 결과는,
27도~
오예~~
원하던 온도다. ㅎ
세 번째 테스트 세팅대로 보온해주면 되겠다.
녀석들 집 크기때문에 50W 전구로는 보온이 잘 안 될까봐, 테스트해보고 여차하면 75W 전구를 사려고 했는데 안 그래도 될 것 같다.
50W로 충분.
겨울 내내 써야 하니 예비용까지 50W 세라믹 전구 두 개를 주문했다.
이걸로 겨울나기 준비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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