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미드 & 영화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 - 1화

꿀짱이 2021. 6. 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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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외국어가 그렇겠지만 영어, 아는 만큼 들린다.

학생 때부터 생각하면 영어를 붙들고 산 햇수가...... ㅎ

그래도 여전히 모르는 단어도 많고 공부할 거리는 늘 생긴다.

 

얼마 전에 뒤늦게 프리즌 브레이크에 꽂혀서 열흘 만에 시즌5까지 주파해버렸다.

주말에 밤새가며...

설정도 참 말도 안 되는 것도 많고, 교도관들은 다 굼벵이에 장님이고, 뭔 일만 생기면 애들은 다 아기새처럼 마이클만 쳐다보고(마이클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그런데 재밌다. ㅋㅋㅋ

아이디어는 신박했다.

시즌 2 이후로 스토리가 산으로 가고 막장이 돼서 그렇지.

 

재밌게 보는 와중에도 뭔 말인지 모를 소리들이 많이 들린다.

예전에 자막 없이 영화 보다가 잘 안 들리는 부분은 영어 자막 확인하면서 공부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던 생각이 났다.

영화 보며 대사도 따라하고 그러니까 재미도 있었다.

중드에 잠깐 꽂혔을 때도 그랬다.

아는 중국어라고는 니하오 정도밖에 없었는데 쌩으로 한자 자막만 달린 드라마를 서너 달 보고 나니 어느 순간 간단한 어구 정도는 알아듣고 있었다.

그때의 희열이란~~

그 '꽂힘'이 지속됐더라면 지금쯤 중국어를 마스터했을 텐데 ㅎ

 

그래서 오랜만에 미드를 보며 영어 공부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미드이긴 하지만(전에 학원 쌤이 제발 <프렌즈>로 영어 공부하는 것 좀 그만둬라, 요즘 아무도 안 쓰는 구닥다리 영어 표현 배우게 된다고 극구 말리던 기억이 ㅎ~) 재미가 있어야 공부도 하게 되는 법.

난 그냥 내가 재미있는 걸로 공부하련다(말 안 듣는 학생).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궁금해서 찾아보는 수준의 공부지,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면서 회화 공부하려는 건 아니니까.

범죄자들이 쓰는 표현 외워서 어따 써먹으려고...

 


 

첫 번째 표현

 

교도소에 수감돼 신체검사 같은 거 받고 뭔가 서류를 작성해서 벨릭한테 건네는 마이클.

벨릭이 규칙이 어쩌고저쩌고 하니까 마이클이 '그러죠, 뭐'라고 툭 뱉었다.

 

벨릭:    We got two commandments and two only.

          여기선 십계명 대신 두 가지 규칙만 따르면 된다.

          The first commandment is you got nothing coming.

          첫째, 특별 대우는 없다.

마이클: What's the second commandment?

          두 번째 규칙은요?

벨릭:    See commandment number 1.

          첫째 규칙을 명심할 것

 

(한글 대사는 넷플릭스 자막 그대로)

 

이러니까 마이클이 픽 웃으며 혀를 차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Got you 이런다.

빈정 상한 벨릭.

마이클을 째려보면서 하는 말이 바로 이 표현이다.

 

1. You talking out the side of your neck?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안 나온다.

비슷한 표현은 있는데 talk out of(through) (the back of) one's neck이라고 '허풍떨다, 실없는 소리하다'라는 뜻이란다.

맥락상 이 뜻은 아니다.

네이버에서 뜻을 찾을 수 없으니 구글로 간다.

찾아낸 뜻은 이렇다.

 

1. to fabulate, to talk unwisely or unguardedly, to blow smoke.

이것도 실없는 소리한다, 생각없이 말한다, 허풍 떤다는 뜻이다.

 

2. Too afraid to run your mouth to someone directly, but once they start to walk away, you look down and run your mouth like a pussy.

ex)  "Say what you got on your mind now to my face instead of talking out the side of your neck once I start to walk away."

얼굴에 대고 직접 할 말 못 하고 겁쟁이처럼 뒤에서 웅얼거리는 모습.

 

3. Letting another person know that if ethey don't stop whatever it is they are doing, then that person will more than likely die by having a hole in their neck.

ex) "If you don't shut up, I'm going to have you talking out the side of your neck."

입 닥치지 않으면 목에 구멍을 내주겠다고 협박하는 거?

 

흠...

벨릭이 한 말에는 1-3번의 의미가 골고루 섞여있는 것 같아 보인다. ㅋ

죄수 주제에 실없는 소리로 건방 떨지 말고 말조심해라, 안 그럼 죽는다는?

짧은 표현에 참 많은 의미가 담겼다. ㅋㅋㅋ

 

한글 자막, 간결하니 찰떡이다.

'지금 건방 떠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 마이클이 벨릭한테 찍힌 거지. ㅎ

이 얘기를 들은 마이클이 하는 말.

 

2. Come again?

 

처음 듣는 표현이라도 '뭐라고요?' 라는 뜻이라는 건 짐작이 간다.

그런데 자주 들어본 적은 없다.

아니, 여기서 내 평생 두 번째로 들어본다.

보통 잘 못 알아들어서 되물을 때는 pardon이나 sorry를 쓴다고 배웠고 그렇게 말하는 건 수도 없이 들었다.

많이 안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또 검색해본다.

 

일단 informal한 표현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이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하란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내가 Come again? 이러면 상사는 내가 자기 말에 반대한다고 생각할 거라는 것.

단순히 못 알아들어서 하는 말이라기보다 상대가 한 말을 정확히 알아들었는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말해보라는 뉘앙스가 있다고 한다.

can be aggressive and confrontational이란다.

뭐라고요? 다시 말해볼래요? 이런 뉘앙스가 되려나.

상황에 따라 약간 시비조로 들릴 수도 있겠다.

(마이클아, 찍힐 짓을 했구나...)

 

예시 대화를 찾았다.

 

- Can I get you a coffee?

- Yes, please. I'll have an Americano with 12 sugars and maple syrup, thanks.

- ...... Come again?

 

여기서는 시비조가 아니라 어리둥절~이겠는데.

ㅋㅋㅋㅋㅋㅋ

재밌다.

영어 공부하면서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제, 교도소에 들어와 수크레와 감방 동기가 된 마이클.

운동 시간에 수크레가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만물상wholesale'이랑 마주치자 또 열심히 소개를 해준다. 

그러니까 만물상이 경고를 날린다.

 

3. You keep handing out my jacket,

    자꾸 떠벌리고 다니면,

 

bust your grape는 뭐, 여러분이 짐작하시는 그 뜻이 맞을 거다.

구글 검색하니까 어이쿠야~ '세이프서치로 음란물이 필터링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ㅠㅠ

(한글 자막은 '머리통을 날린다'고 돼있다.)

'자꾸 입 놀리면 줘팬다'는 건데 여기서 jacket이 뭔 말일까 싶어 찾아본다.

 

서류 등을 넣은 봉하지 않은 봉투, 죄수의 개인 기록 파일, 군 복무 기록......

 

만물상이 자기가 하는 일을 자꾸 까발리면 한 대 차주겠다고 하는데, 수크레 대꾸도 웃긴다.

 

You couldn't bust a grape in Napa with a set of cleats on.

 

ㅋㅋㅋㅋㅋㅋ

동문서답인 듯 아닌 듯

처음엔 무슨 소린지 전혀 못 알아들었다.

 

Napa: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서부에 있는 도시, 포도주 생산지로 유명

cleats: 스파이크 운동화, 미끄럼 방지용 밑창이 붙은 신발

 

구글에서 cleats를 치니까 축구화 사진이 주욱 나온다.

 

그러니까 징 박힌 신발 신고도 포도 한 알 못 터뜨리는 놈이라는 대꾸 ㅋㅋㅋ

뭔 말이래.

만물상도 황당한지 이렇게 대꾸한다.

 

'뭔 소리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you wanna bump your gums래...

잇몸을 부딪친다고?

이건 또 무슨 소리?

구글링해보니까 speaking foolishly or nonsensically 란다.

헛소리한다는 말이구나.

 

어째 하다보니 영어로 헛소리하는 것만 배우는 것같다. 허~

 

어쨌거나 그렇게 이야기는 흐르고 흘러 마이클이 문신의 비밀을 쨘~ 하고 밝히는 부분으로 간다.

링컨에게 어찌어찌해서 자기가 다니던 회사에서 폭스리버 개축을 맡게 됐는지 설명하는 부분.

 

일단 한글 자막은

- 우리 회사가 모든 설계를 맡아서 했어, 타일까지 다

이다.

 

Crossed the t's, dotted the i's 라는 표현을 처음 들어봤다.

바로 구글로 갔다.

제일 처음 뜨는 글에서는 Be meticulous and precise, fill in all particualrs 라고 설명한다.

콜린스 사전에서는 to pay great attention to evey small detail in a task 란다.

타일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자기네 회사에서 다 설계했다는 얘기겠다.

'폭스리버는 내 손바닥 안에 있어!'라고 하는 것 같다.ㅋㅋㅋ

아니, 손바닥 안이 아니라 피부 위인가. ㅎ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 1화는 사람들의 관심을 확 끌어서 잡아묶는 데 성공한 아주 잘 만든 파일럿 에피소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탈옥하려고 감옥 설계도를 몸 전체에 문신으로 새기고 감옥에 들어온 천재라니~

어떻게 탈옥하나 궁금해서 22편까지 달리게 만드는 이야기 ㅎ

 

2편에서는 또 어떤 헛소리들을 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 봐야겠다.

오랜만에 자막 없이 미드를 보려니 머리가 아프려고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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