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메추리

미니 메추리 은신처 발견!

꿀짱이 2023. 2. 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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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는 튼튼하다.

거의 매일 알을 낳는다.

쉬어봐야 2-3일 정도.

 

그런데 며칠 동안 콩이가 낳은 알이 보이지 않았다.

둥지, 책장, 에어컨 뒤편 등 콩이가 알을 낳아 숨겨두었을 만한 구석을 다 찾아봤는데 알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냉장고 뒤쪽이랑 침대 아래까지 확인했지만 없음.

휴란기인가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콩이가 알콩이한테 예민하게 군다.

둘이 방에 있을 때면, 예전에 달콩이가 알 품을 때 알콩이가 가까이 오면 내던 사나운 소리를 질러대며 알콩이를 경계한다.

이상하다 싶었다.

 

그러다가 콩이 녀석이 서랍장 옆 구석에서 나오는 모습을 포착.

행거에 걸려서 서랍장을 벽에 붙이지 못해 공간이 조금 있는데 거기에 안 쓰는 선반 몇 개를 기대 세워 놓았더랬다.

그 선반 사이로 녀석들이 가끔 들락날락하는 걸 전에도 보긴 했다.

선반 사이도 확인해봤지만 알은 없었는데...

그러다 퍼뜩 드는 생각이 있어 서랍장 옆으로 행거에 걸린 옷을 치우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심 봤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선반이 벽까지 닿아 있는 게 아니었어. ㅋㅋ

행거에 걸려서 그 뒤로 저런 공간이 있었던 거다.

잊고 있던 레고 상자도 하나 있었네. ㅋ

세워놓은 선반 뒤 쪽에다 저렇게 알을 낳아 두었으니 옆에서는 아무리 봐도 알이 안 보일 수밖에. 

행거의 옷이 위쪽도 가려주니 알을 숨길 수 있는 거의 완벽한 은신처다.

결국 나한테 걸렸으니 완벽은 아니고 '거의'... ㅎㅎ

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선반과 벽 사이, 내 팔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통로뿐임.

미메 녀석들만 들락거릴 수 있음.

저 알들을 꺼내려면 레고 상자랑 무거운 원목 선반을 다 끌어내야 함. ㅎ~

 

콩이는 저렇게 알을 모아두고 품으려고 했나 보다.

알콩이도 가까이 못 오게 하고.

 

그런데 저기 먼지가 엄청 많을 텐데...

청소기도 안 들어가고 팔도 안 닿아서 청소를 못 한지 몇 년째 더라... ㅠㅠ

 

어떻게든 집사의 마수를 피해 알을 숨기려는 콩이의 노력이 가상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차마 알을 바로 꺼내지는 못하고 하루 더 두었다.

그런데, 예민 보스가 돼서 종일 알콩이한테 소리 지르고, 저 은신처만 지키고 있어서 알 회수 결정.

알을 꺼내고 나면 저 자리에는 한동안 알을 안 낳겠지만, 그래도 다시 들어가지 못하게 막기로 했다.

저 안에서 알을 낳으면 꺼내기 너무 힘들어. ㅠㅠ

다섯 개나 모아놓고 거의 일주일을 지켰는데 그런 알을 꺼내가려니 되게 미안함...

 

기회를 엿보다가 녀석들이 잠깐 거실로 놀러 나간 사이 선반 다 끄집어내고 알을 훔친 집사.

알을 다 꺼내고 선반이랑 레고 상자를 돌려놓은 후 선반 옆 통로를 막고 있는데 방으로 돌아온 콩스.

콩이는 내 발치에서 우다다 우다다~ 알이 있던 곳으로 들어가려고 난리다. ㅠㅠ

콩아, 미안...

알 품지는 말자.

품더라도 따뜻한 봄이 되거들랑 품자.

지금은 알콩이랑 둘이서만 알콩달콩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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