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단순하게 살자

한양도성길 3코스 남산 구간 2022.10.13

꿀짱이 2023. 1. 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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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엄마와 남산 나들이 다녀온 후 '삘' 받아서 혼자 한양도성길 3코스에 도전하러 나섰다.

사실 엄마와 나들이 갈 때도 나는 도성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엄마와 같이 걷는 건 무리.

그래서 전날의 나들이는 전적으로 엄마한테 맞춘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도성길 걷기는 오롯이 나를 위한 일정.

랄라~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 구간, 1코스 백악산 구간에 이어 3코스 남산 구간에 도전하기 위해 동대문역으로 출동~

동대문역에서 11시쯤 출발.

여기서 광희문까지는 성벽이 없다.

 

 

광희문을 찾아 남산 방향으로 걷다 마주친 외계인 우주선처럼 생긴 건물.

그러고보니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네.

언젠가 여기도 구경하러 한번 가야겠다.

 

 

동대문운동장 유구.

유구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라고 사전에 나온다.

아하~ 그렇구만.

이 유구는 조선시대 훈련도감의 분영 중 하나인 하도감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비둘기들은 맘대로 올라가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겠다. ㅋ

 

 

DDP를 지나 계속 남산 방향으로 가는데 광희문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잠시 헤맸다.

큰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중간에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했는데 어디쯤인지 몰라 지도 앱을 켜고 찾아감.

이것이 광희문이다~라고 알려주는 현판도 없지만 누가 뭐래도 옛날 문처럼 생겼으니, 뭐. ^^

날개 잘린 듯 왼쪽이 뚝 잘려있는 성벽이 왠지 안타깝다.

오른쪽도 온전한 성벽은 아니다.

광희문과 마주쳤으니 이제 오른쪽으로 꺾어 계속 걸음.

 

 

성벽이 이어지지 않은 주택가 골목길인데 순성길 안내 표지판이 곳곳에 있어서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었다.

 

 

장충체육관까지 왔다.

길 건너려고 신호등 바뀌기 기다리는 중.

건너편 나무 사이로 성벽이 조금 보인다.

동대문역에서 여기까지 걷는데 40분쯤 걸렸다.

 

 

길 건너 보이던 담장을 따라가니 성벽을 오른쪽에 끼고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걸을 수 있게 돼있다.

성벽을 따라다가 문이 보여 안쪽으로 들어가봤더니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아니, 나무로 둘러싸인 이렇게 좋은 흙길이 있었는데 차도랑 붙은 데크 길로 걸어왔네.

이그... 왠지 억울...

 

 

오르막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좀 올라온 모양이다.

건물들이 내려다 보인다.

 

 

오~ 제법 높은가봄. ㅋ

 

 

장충체육관에서 30분쯤 걸어온 내 현 위치.

성벽은 끊어져있고, 지도 위의 저 흰색 점선을 따라 호텔을 끼고 돌아서 가야 한다.

 

 

반얀트리 호텔을 돌아 큰길로 나오니 남산공원 표지판이 뙇!

길을 건너 직진!!

 

 

포장된 편한 길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니 끊어졌던 성벽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성벽 방향을 보면 짐작하겠지만...

 

 

평탄한 포장길을 따라 한없이 가면 안 됨. ㅋㅎ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저 계단을 올라야 한다.

편한 길로 가려면 가라는 듯, 순성길 안내 표지판도 쪼그만 것이 나무 그늘에 숨어 있어 길 건너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한양도성길 남산 구간의 최대 난코스. ㅠㅠ

 

 

발아래 계단을 보며 오르는데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 친절하게(?) 계단 수를 적어놨다. ㅋㅋㅋ

 

 

180 계단..

아직 멀었다...

숫자를 보니 괜히 나도 계단 수를 세게 된다. ㅎ

 

 

남산 중턱에 산악회가 있네.

난 국립극장에서 550m를 올라왔나보다.

그래도 아직 끝이 아니다.

순성길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올라간다.

 

 

제법 높이 올라온 것 같다.

국립극장도 내려다 보이고 벽돌색 신라호텔 옆으로 장충체육관 지붕도 살짝 보인다.

멀리까지 보이는 것이 날씨가 참 좋았다.

잘 찾아보면 내가 걸어온 경로가 보일까 싶어 잠시 살폈지만 비슷비슷한 건물에 가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DDP라도 눈에 띄면 알 수 있을 텐데 당최 못 찾겠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북악산 같은데...

그렇담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야트막한 동산이 낙산 구간인가...

 

 

653 + 1 계단. ㅋㅋㅋ

계단 끝이다.

나도 계단 수를 세며 올라왔는데 중간중간 사진 찍다가 잊어버렸다. ㅋㅎ

 

 

계단을 다 올라오니 바닥에 투명한 창 같은 게 있다.

왜 이런 걸 만들어놨나 했는데,

 

 

성벽 바로 위였다.

지금까지 성벽을 오른쪽에 두고 계단을 올라왔는데 이제 성벽을 넘어가는 거다.

여기서부터는 성벽을 따라 더 올라가지 못하고 우회하는 길이다.

성벽이 너무 오래돼서 안전 문제 때문에 그렇다는 것 같다.

성벽을 넘으니 나무 데크는 끝나고 산길이 나왔다.

 

 

산길을 10분도 채 안 걸었는데 도로로 나오고 다시 성벽과 만났다.

 

 

흰꽃이 참 이쁘게도 많이 폈다.

구절초였던가...

거의 다 올라와서 그런가 이쁜 꽃이 많아 그런가, 왠지 기분이 좋고 발걸음이 가벼워짐. ㅎ~

 

 

따란~

어제에 이어 남산타워 재입성!

오르는 길은 이제 끝났다.

동대문역에서 여기까지 두 시간 걸렸다.

타워 아래에서 잠시 바람을 쐬며 휴식. 

 

오른쪽에 있는 첨탑 앞으로 성벽이 살짝 보인다.

아까 계단이 계속 이어졌다면 저 첨탑을 지나 성벽을 따라 여기까지 올라왔겠지.

 

 

반대편으로 돌아가니 인왕산이 보인다.

저 멀리 구불구불 올라가는 성벽이 조만간 걸을 한양도성길 4코스겠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북악산과 그 아래 청와대, 북악산 뒤 북한산까지.

북악산 두 번, 남산 두 번 오니까 서울을 둘러싼 산이 대충 파악된다. ㅋ

 

 

남대문을 향해 내려오다가 뒤돌아서 한 컷.

 

 

성벽 구조.

설명 글은 안중에도 없음. ㅋ

막 잘라먹고 그림 중심으로 찍음. ㅋㅋ

 

어제에 이어 타이밍이 또 좋았던 것이, 한양도성 유적전시관까지 다 내려왔는데 마침 두 시부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유적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으니 관심 있으면 모이라는 방송이 나왔다.

냉큼 달려가서 해설사분 앞에 섰는데 나밖에 없음. ㅋㅋㅋㅋ

약간 뻘쭘했지만 해설사님의 일대일 강의를 들으며 유적전시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나 혼자니까 눈치 안 보고 궁금한 거 그냥 막 물어보고 그랬다.

그러다 중간에 한 분이 참여하고, 또 조금 있다 두 분이 합류해서 네 명이 됐다.

 

 

성벽 유적 위쪽의 저 동그란 모양들은 뭔가 했더니 일제강점기 조선 신궁 배전 터의 기둥 자리였다.

한양도성 성벽을 헐고 그 위에 신궁을 세운... 쯔...

 

 

해방 후에는 신궁을 헐고 그 자리에 남산식물원을 만들었나 보다.

남산에 식물원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

 

해설을 들으며 다 둘러보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끝나고 해설사님이 기념엽서를 주심. 

감사합니다~ ^^

 

 

다시 하산하는 길에 포토 스폿에서 나도 한 컷.

포토 스폿이라 그런지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서 요리조리 암만 피해봐도 남들 안 나오게 찍기는 불가능.

얼굴은 안 나왔으니 뒷모습까지는 봐주세요~ ^^;

 

 

남산공원을 나와 그대로 쭉 직진하니 몇 분 안 돼서 남대문이 보인다.

 

 

드디어 도착.

이제 길을 건너 스탬프가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함.

 

 

멋진 용 그림이 있는 문을 통과해서 길까지 쭉 걸어 나가 왼쪽으로 돌면 스탬프를 찍는 곳이 있다.

 

 

스탬프를 찾아가다 뒤돌아서 한 컷.

 

이렇게 한양도성길 3코스 남산 구간을 완주했다.

이제 인왕산 구간만 남음.

아자아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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