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 집사가 되고, 새 일을 시작하면서 2주 정도 산을 띄엄띄엄 갔었다.
7월 들어서는 알콩이가 아프면서 2주 동안 아예 가지 못했다.
이번 주 들어 다시 다니려고 노력하는 중.
전에는 운동도 하고 소화도 시킬 겸 점심 먹고나서 다녀왔는데 이제는 낮에 너무 뜨겁고 일 때문에 맘대로 움직일 수도 없어 아침에 다녀오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미메들 밥 확인하고 물 갈아주고는 산으로 직행.
2주 안 갔다고 월요일에는 힘들었다. ㅎ
오늘은 일이 없는 금요일.
전부터 궁금하던 길을 가보기로 했다.
평소에는 산만 돌고 나오거나 산으로 올라갔다 수변길로 내려와서 수변길 따라 되돌아나오곤 했다.
수변길을 따라 걷다보면 저수지 반대편으로도 사람들이 다니는 게 보인다.
그 길도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릴 것 같아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가봐야지 했던 것.
오늘 마침 일이 없으니 가보기로.
산 입구에 도착하니 10시 10분이다.
산쪽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로 수변길로 내려가 광교정수장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정수장 바로 앞 정자까지 왔다.
산에 다니면서 수변길도 자주 걸었지만 여기까지 온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때가 10시 25분.
입구에서 15분 걸렸다.
정수장 옆 둑길로 올라오니 시야가 탁 트여 훤하다.
대신 그늘이 하나도 없다.
둑길 아래는 큰 나무가 늘어서 있어서 그늘지고 운동 기구도 있다.
아래쪽 길로 갈까 하다가 저수지가 보고 싶어서 윗길을 선택.
늘 걷는, 사진속 왼쪽의 수변길은 나무가 울창해서 저수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와 정자가 있지만 물은 거의 보이지 않고 코 앞에 나무만 보인다.
그늘을 포기하고 얻은 3분간의 저수지 뷰~ ㅎ
뙤약볕 아래 둑길을 건너 드디어 반대편 길에 들어섰다.
저수지 풍경도 구경하며 산책하려면 이쪽 길을 걸어야 하는 거구만.
그늘도 많고 저수지도 잘 보여 아주 좋다.
대신 길은 산길, 흙길이 아니라 나무 데크가 깔린 길이어서 딱딱하다.
이 길 오른쪽은 차도이고 차도 건너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보인다.
10시 33분.
데크길을 따라 걷기 시작.
조금 걷다보니 눈에 익은 뭔가가 보인다.
평소 수변길 산책할 때 새들이 앉아 타이타닉도 찍고 쉬기도 하던 주황색의...
뭐지? ^^;; 부표 같은 거?
바로 요거다.
반대편에서 보니 새롭다.
괜히 반갑다. ㅎ
사진을 찍고 다시 걸으려고 하는데 핫핑크색의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 길도 지게길이었구만.
반대편 수변길에서도 봤는데.
수원 팔색길 중 하나.
얼마전에 수원에 팔색길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됐고 기회가 되면 한 번 다 돌아보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언제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지금은 너무 덥다. ㅎ
오른쪽 사진속 지도의 저수지 오른편 핑크색 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니 광교쉼터가 나왔다.
10시 51분.
지게길은 광교쉼터를 지나 걸어온 방향으로 쭉 가야하지만 난 집으로 돌아갈 거니까 왼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광교쉼터에서 이 다리를 건너 저수지를 끼고 왼쪽으로 걸으면 처음 걷기 시작한 등산로 입구로 돌아간다.
다리 위에서 왼쪽을 보면 이렇게 저수지가 보이고,
오른쪽을 보면 이런 개울이 보인다.
어디서 시작해서 내려오는 물인지 모르겠지만 저수지가 시작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표지판.
두 갈래의 지게길.
왼쪽은 오늘 내가 걸어온 길, 오른쪽은 오늘 내가 가지 않기로 한 길. ㅎ
내가 갈 길은 광교공원쪽~
정수장쪽 둑길 아래 운동 기구들 있던 그곳이 광교공원인가보다.
다시 열심히 걸어서 수변길 입구로 돌아왔다.
11시 5분.
10시 10분부터 걸었으니 저수지 한 바퀴 도는 데 딱 55분 걸렸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걸어서인지, 폭신한 산길 대신 딱딱한 데크길을 걸어서인지, 아니면 더워서인지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힘들다.
아무래도 팔색길 걷기 도전은 여름이 끝난 후에 고려해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햇볕을 덜 받으려고 고개를 조금 숙이고 걷는데 눈에 뭔가 들어온다.
곤충 하나가 길바닥에 뒤집어져 배를 보이고 누워있다.
처음에는 죽은 매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아니다.
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신기하다.
뒤집어보고 싶어서 발끝으로 살짝 미니까 꿈틀~ 움직인다.
으앗~~~ 깜짝이야!!!
죽은 줄 알았다가 갑자기 움직여서 진짜 놀랐다.
운동화 앞코를 꼭 움켜쥐고 붙어있다. ㅠㅠ
뭐냐, 죽은 척 한 거냐?
아니면 뒤집어져서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다 힘이 빠진 거냐?
그대로 슬쩍 들어서 길가 풀 옆에 떨궈줬다.
버둥대다가 바닥에 늘어진 풀 이파리에 닿자 이파리를 꼭 붙든다.
그러더니 영차~영차~ 몸을 뒤집기 시작한다.
드디어 똑바로 섰다. ㅋ
뭐야~ 혼자 힘으로는 뒤집어진 몸을 못 일으키는 거야?
혼자 일어나지도 못해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오늘 나 만나서 행운인 줄 알아라 짜아식. ㅎ
제 갈 길 가는 녀석한테 바이~하고 나도 내 갈 길 갔다.
등딱지도 배랑 똑같이 빛을 받아 반짝거려 이쁘다.
금색인듯, 초록색인듯~
휴대폰 카메라가 일을 잘 못한다. ㅠㅠ
이쁜 걸 담아내지 못했네.
꼭 비단벌레같은 색인데 비단벌레는 아니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봐도 잘 모르겠다.
풍뎅이인가?
검색하다 알게된 사실인데 저런 금속 광택나는 색이 보호색이란다.
햇볕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 사이에 있으면 잘 안 보인다고.
오늘도 새로운 거 하나 배웠다. ㅎ
7월 31일 덧.
당분간, 더위가 한풀 꺾일 때까지 산에 가지 않기로 했다.
어제 오전, 산까지 오가는데 한 시간 정도 + 광교저수지 한 바퀴 도는 데 55분, 합해서 두 시간 정도 걸었다.
걷는 동안에는 괜찮았는데 집에 거의 다 와서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소보다 더 걸어서 그런가 했는데 머리도 띵하고 속이 약간 울렁거리는 것이 살짝 더위를 먹었던 것 같다.
걸은 길이 대부분 그늘이었는데도...
집에 와서 에어컨부터 켜고 샤워하고 쉬었는데 머리 아프고 속이 불편한 느낌이 가시지 않고 되게 힘들었다.
편두통 오는 줄 알았다.
시원한 물도 마시고 얼음도 입에 물어 봤지만 저녁 때까지 골골 대다 겨우 살아남. ㅠㅠ
이 더위에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는 스스로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힘들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몸은 이미 더위를 먹은 것.
옛날에는 한여름에 30도만 되어도 엄청 덥다고 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35도 넘는 게 예사다.
온열병 조심합시다!
물을 많이 마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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